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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교육청 제주 분원 출발부터 삐걱…시의회 "예산 못줘"

등록 2022.08.30 09: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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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독서체험관 설립 변경건도 삭제

울산시교육청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시교육청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울산시교육청이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교직원 연수 등을 위해 제주도에 울산학생교육원 분원을 설치하려는 계획이 출발부터 난항이다

울산시의회가 울산시교육청의 학생교육원 분원 설립을 위한 제주공항 인근 호텔 매입 추진에 대해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재검토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옛 동해분교에 어린이독서체험관을 설립하는 안에도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홍성우)는 지난 29일 제233회 임시회 중 위원회 회의실에서 상임위를 열고 '2022년도 수시분 울산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수정가결했다.

수정된 내용으로는 총 7건의 계획안 중 울산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과 어린이독서체험관 설립 변경 건이 삭제됐다.

교육위원회는 그 이유로 현장 방문 등 심도 있게 타당성을 검토해 2023년도 본예산 심의 시에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천미경 부위원장은 회의에서 "교육청이 학생교육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191억여원을 들여 매입하려는 호텔은 제주공항과 인접해 있어 새벽부터 3분 간격으로 항공 이·착륙 소음이 발생하고, 주변이 막혀 있어 경관이 좋지 않은 등 결격 사유가 있다"며 "이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지부장을 지낸 천 부위원장은 "제가 알아본 바로는 주변 시세와 감정평가액과 감가상각 등을 고려했을 때 매입하려는 비용은 20% 이상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신의 돈이라면 이 가격에는 안 살 것이고, 특히 세금을 타지에 투자하는 부분이라 시민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바, 더 신중해야 한다"면서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볼 것을 주문했다.

안대룡 위원은 "오히려 수학여행지의 선택이 강제되면서도, 수학여행 기간이 몰려 있어 학교간 경쟁이 불가피해지는 등 복잡다단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현재 코로나19란 특수 상황으로 제주로 많이 가는 것이지, 향후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일부 고등학교 위주의 수학여행지로 활용, 초·중학교는 이용할 여지가 적고, 비수기 때의 활용방안도 없는 상태"라며 "수학여행을 제주로만 가는 것이 학생 정서함양의 목적이라고 할 수 없어 보이는데, 그렇다면 결국 가장 부합하는 목적은 교직원 복지 증대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교육청이 실시한 제주분원 설립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긍정 비율이 82.7%로 높게 나왔으나, 다른 여러 선택지 없이 제주만을 놓고 실시한 조사는 신빙성이 없어 인정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강대길 위원이 앞서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교육청이 추산한 연간 운영비 5억여원이 기회비용과 추가인력, 물가상승 등을 따지면 총 21억여원이 들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의견을 묻자, 교육청 관계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우려에 대해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등 대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강 위원은 또 "리모델링비를 9억원으로 산출했는데, 과연 이 금액으로 되겠느냐"며 "이는 (매입비 191억원을 포함, 200억원 이하로 중투위를 피하고 의회를 통과하면) 이후 추가로 예산을 받아가겠다는 것 밖에 안된다. 사업을 일단 시작해놓고 예산을 계속 요구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육위는 북구 당사동 구 동해분교에 조성하려는 어린이독서체험관의 추가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당초 47억여원에서 50억여원을 증액, 97억여원으로 변경하는 안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요구했다.

홍성우 위원장은 "각 지역별로도 도서관이 마련돼 있는데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곳에 굳이 독서체험을 하러 가겠느냐. 독서문화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향유돼야 한다"며 "따라서 단순히 독서체험보다는 많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방향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수정가결안에 포함된 건은 ▲유곡중학교 급식소 및 검도장 증축 56억여원 ▲울산시강북교육지원청 청사 증축 110억여원 ▲울산과학고등학교 실험실습동 증축 103억여원 ▲(가칭)직업교육 복합센터 설립 105억여원 ▲서부초등학교 증축 55억여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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