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코로나19로 학력저하 심각…교육성취도평가 큰 폭 하락
미국 전역 학생 대상으로 실시, 4학년에서 수리·독해 능력 저하
팬데믹 이후 교내 총기 사건 등 각종 부정적 지표 일제 상승
교육 격차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 제도 개편 필요성 대두
[서울=뉴시스] 2022년 시행된 미국 학업성취도 평가점수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로 실시된 미국의 전국교육성취도평가 점수가 수십 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학업 손실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미국의 성적표'로도 알려진 전국교육성취도평가는 미국 전역의 4학년, 8학년, 12학년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각 학년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이 각각 완성되는 시점이다.
1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 교육부는 1월에서 3월 사이에 진행된 2022년도 시험에서 4학년 학생들의 독해, 수리 능력의 급격한 저하가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해당 학년의 시험 결과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4학년이 미국의 교육 및 경제 지표에서 상당히 중요한 지점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올해 4학년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이는 미국의 향후 경제 전망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컬럼비아 사범 대학의 아론 팔라스 교수는 평균 이하 성적을 기록한 학생들의 낮은 성적이 특히 두드러지며, 해당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업 능력을 복구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시험에서 독해 점수는 500점 만점에 215점으로 2020년보다 5점 하락했으며, 수학은 7점 하락한 345점을 기록했다. 이는 1990년 이후로 가장 큰 하락 폭이며 수학 점수의 경우는 1971년 해당 시험이 처음 시작된 이후로 처음으로 하락했다. 두 시험의 결과는 199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성적 하락 폭은 높은 성적을 유지한 학생들보다 낮은 성적을 유지한 학생들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두 그룹 간의 낙폭 차이는 약 4배가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흑인과 백인 학생들 사이의 수학 성적 차이 또한 유의미하게 벌어졌다. 유일하게 상승한 지표는 아시아 학생들의 독해 점수였다.
시험 성적이 낮은 아이들은 컴퓨터 등을 이용한 원격 수업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 교육 통계 센터의 페기 카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교육산업에 가한 충격이 이번 성적 하락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카 박사는 팬데믹 이후 교내 총기 사건, 폭력, 수업 방해, 학생들의 심리 상담 서비스 신청에 대한 통계 수치가 일제히 상승했으며, 교직원과 학생의 감염으로 인한 수업 참여 불가와 간헐적인 봉쇄로 인한 원격 수업의 강제 역시 수업의 질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미 연방 정부는 팬데믹 기간 전국의 학교에 총 1900억 달러를 지원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지원금이다. 해당 지원금은 감염으로 인한 학업 손실과 정신건강 관리, 원격 및 일대일 수업 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지출되었다.
미국 교사 협회 이사인 다니엘 도메네크는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보다 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메네크는 더 많은 일대일 학습 서비스와 더 작은 학급 규모, 여름 학교의 확대와 예산이 부족한 학교에 대한 더 많은 지원만이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유의미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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