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③삼성·SK하이닉스, 어떻게 위기 넘길까
고부가 제품 확판·원가 경쟁력 강화 '월동준비'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세대 10나노(1a) D램 등 차세대 공정 세대교체를 통해 원가 절감에 나선다.
관련 공정이 첨단화 될수록 생산성과 수익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핵심 원재료인 웨이퍼(원판) 1장당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10나노대 1a(4세대) D램의 경우 웨이퍼 1장에서 얻는 D램 수량이 기존 3세대보다 25%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버·모바일·그래픽 등 첨단 공정 제품과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한층 늘려 메모리 불황에 대응할 방침이다.
차세대 규격 D램인 DDR5도 기존 제품보다 30% 높아, '반도체 혹한기'의 수익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DDR5의 보급 확산 속도는 아직 더딘 편이지만 기존 DDR4 제품과의 판매량 격차가 갈수록 줄고 있다.
낸드플래시 제품도 신기술을 적용한 고부가 제품을 속속 출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일 세계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낸드 제품은 그동안 저장용량을 늘리기 위해 셀(cell)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직 200단 이상 제품을 출시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의 표준화 경쟁을 주도하며 미래 준비에도 한창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으로 꼽히는 'HBM(High Bandwidth Memory)' 기술을 앞다퉈 개발하며 메모리 혹한기 탈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집적도와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다.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고성능 서버 등에 들어가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에 4세대 제품인 'HBM3' 공급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도 HBM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하는 AI(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HBM-PIM'을 개발해 시장 선점에 나섰다.
두 업체는 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메모리 확장 차세대 인터페이스 'CXL(Compute Express Link)' 분야에서도 경쟁하며 고객사와 함께 제품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업 경영은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메모리 불황에 맞춰 큰 방향에서 투자는 당분간 줄일 방침이다. 이 같은 신규 투자 축소로 인한 공급 감소는 내년 이후 가격 반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4~6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에 대비해 단기 투자에 대한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다양한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재고를 활용한 유연한 공급을 우선시 하고 있다"며 "단기 설비투자는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판단하며, 설비투자도 유연하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하는 한편, 단기 관점에서 내년도 투자 규모를 축소하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선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어떻게 될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내년 생산량과 설비투자, 자본지출을 축소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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