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대기' 초등교사 전국에 540명…3명중 1명은 서울
서울 186명…내년 신규채용 규모보다 많아
학생 수 감소로 정원 줄어 미발령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 전국교육대학생연합 회원들이 지난 3월29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차기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2.09.1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학생 수 감소 여파로 초등학교 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했음에도 새 학교에 배치 받지 못한 임용대기자가 540명으로 조사됐다.
임용대기자 3명 중 1명은 서울 지역 합격자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임용 규모를 올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는데 이는 2018학년도 '임용대란' 당시와 비슷하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초등 교원 임용대기자는 9월1일 기준 총 540명이다.
지역별로 서울이 186명(34%)으로 가장 많았다. 내년에 새로 선발 예정인 인원(115명)보다 많은 규모다.
경기(151명)와 경남(100명)에도 100명이 넘는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들이 발령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에 경기는 1531명, 경남은 15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뒤이어 세종 37명, 전남 24명, 충북 20명, 전북 12명, 강원 4명, 광주와 대전 각 3명이다. 다른 시도는 대기자가 없다.
내년에 새로 뽑는 초등교원 수보다 현재 임용대기자가 더 많은 것은 서울이 유일하다. 9월 기준 대기자 186명은 모두 올해 임용시험 합격자다.
신학기 초였던 3월에는 올해 임용시험에 합격했던 216명이 모두 임용대기자로 전락했다. 당시 임용대기자 수는 전년도 합격자 71명을 더한 287명이었다.
교육계에서는 서울 지역의 초등교원 임용대기 상태가 유독 심각한 이유로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와 신도시로의 인구 유출을 원인으로 꼽는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에서 정하는 초등학교 교원 정원이 수년 동안 감소해 오면서 새로 뽑힌 교사들이 학교에 배치되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이 실제 시도마다 배정하는 초등교원 정원 규모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매년 임용시험 채용인원 추이를 통해 이를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8년도 초등교원 임용시험에서 385명을 선발했다. 전년도(846명)와 비교해 절반 이상(54.5%) 감소하는 등 '임용대란'이 빚어졌던 해다.
2019, 2020학년도는 370명으로 같았지만 지난해 304명, 올해 216명, 내년 115명으로 3년 연속 감소세다.
내년도 서울 지역 초등교원 신규 임용규모는 올해보다 46.8%(101명) 감소했는데 이는 임용대란이 빚어졌던 2018학년도 시험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정원 감축이 너무나 급격하기 때문에 빚어진 문제"라며 "학교 현장의 고령화 문제도 있어서 신규 교사를 최소 한도라도 선발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여파에 대한 교육회복이나 기초학력 보장과 같은 수요가 여전한 만큼 경제적인 논리만을 고려하지 않는 새로운 교원 수급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당초 학급당 학생 수, 고교학점제, 기초학력 강화 필요성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내년도 시험부터 적용할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수립하려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코로나19 사태로 과밀학급 해소 문제가 교육계에서 힘을 얻자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내놓으며 학급당 학생 수를 28명까지 낮추겠다는 원칙을 교원수급계획에도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교육부는 올해 12월까지 모델을 만들고 내년에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내놓는 것으로 이를 연기한 상황이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은 지난 6월 "올해 전국 초중고교 학급 중 28%에 달하는 4만439개 학급은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 이상"이라며 "현장에 교사가 부족한데도 단순 경제 논리로 교원 수를 감축시키는 사태는 지난번 교원수급계획의 실패를 보여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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