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원안대로 440억 달러에 인수"…계약 파기 번복(종합)
머스크, 원안대로 인수 의사 밝혀…3개월 만에 번복
트위터, 인수 명확해질 때까지 소송 취하하지 않을 듯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지난 4월25일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한 디지털 기기에 트워터 스플래시 페이지가 열려 있다. 2022.7.20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트위터 인수 파기를 선언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마음을 바꿔 원안대로 440억달러(약 62조4000억원)에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지난 7월 가짜·스팸 계정 문제를 지적하면서 인수 파기를 선언했지만, 계약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약 3개월 만에 인수 의사를 번복하게 됐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머스크가 원안대로 주당 54.20달러에 인수를 진행하겠다는 서한을 보내왔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했다.
머스크 측 변호인들은 전날 법원과 트위터에 원안대로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재판 일정 연기와 소송 중단을 요구했다.
트위터는 성명을 통해 머스크 측의 요구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고 원안대로 인수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의 인수 재개 의사는 재판을 2주 가량 앞둔 시점에서 나왔다. 머스크와 트위터의 소송은 델라웨어 법원에서 오는 17일부터 닷새간 열릴 예정이었다.
외신들은 머스크의 급작스런 변심에 대해 구체적인 사유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소송에서 패소 가능성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머스크 측이 재판에서 승소할 확률이 낮다고 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처음부터 인수 의사를 밝힌 시점보다 트위터의 회사 가치가 낮아졌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 어려운 싸움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트위터의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양측이 재판에 돌입하기 이전 혹은 재판 중간에 합의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통 합의를 하면 인수 계약 규모는 기존에 비해 낮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원래 조건대로 인수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WSJ는 전했다.
에릭 탤리 콜롬비아 법대 교수는 재판에서 머스크 측이 합의를 제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트위터 인수 계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모든 가능성이 닫히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트위터가 당장 소송을 취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맞고소를 하며 소송까지 이어진 양측의 관계를 비춰볼 때 인수 재개와 별개로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앤드루 제닝스 브루클린 로스쿨 교수는 "트위터가 머스크의 말 만으로 소송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인수 재개에 대한 더 많은 확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가 여전히 머스크의 제안이 재판 지연 전술일 수 있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머스크 측은 이미 두 차례나 재판을 연기하려 했던 전력이 있다.
한편 이날 트위터의 주가는 머스크의 인수 재개 소식에 급등하면서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트위터는 장중 13% 가까이 오른 47.95달러까지 오르면서 잠시 매매 정지가 이뤄졌다. 거래 재개 이후 22.24% 상승한 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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