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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르치 대교 트럭 폭발설 러 주장, 사실과 달라-BBC

등록 2022.10.10 14:42:18수정 2022.10.10 1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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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직전 교각 옆 소형 선박 충격파 받은 영상 공개

교량 상판 위 폭발보다 아래쪽 폭발에 훨씬 취약

우크라 원격 비밀 드론으로 사보타지 공격 가능성

러, '우크라의 대담한 공격' 감추려 '테러 공격' 강조

[케르치=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크림대교 자동차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져 철교의 화물열차 연료 저장탱크를 실은 화차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 다리 일부가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10.09.

[케르치=AP/뉴시스]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크림대교 자동차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터져 철교의 화물열차 연료 저장탱크를 실은 화차에 불이 옮겨붙어 폭발, 다리 일부가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10.09.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케르치 대교가 트럭에 실은 폭탄이 폭발해 파괴됐다는 러시아측 주장이 의심스럽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케르치에서 1시간 거리의 러시아 크란스노다르에서 온 트럭이 서쪽으로 가는 도중에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돼 있다.

영상에 따르면 트럭이 케르치 대교의 오르막을 따라 이동하던 중 바로 뒤 한쪽 편에서 커다란 화염이 일었다.

러시아가 서둘러 트럭에 실은 폭탄이 터졌다는 주장을 펴는 것이 수상하다. 러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에 의한 대담한 사보타지 공격이 아닌 테러 행위로 규정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한 폭발 전문가는 "자동차에 실은 급조 폭발물 폭파사건을 수도 없이 봤지만 이번과는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주장보다 폭발이 교량 아래쪽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비밀 드론을 사용한 공격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량은 상판에 대한 하향 압력과 바람에 의한 측면 압력에 견디도록 설계된다. 상향 압력을 설계에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이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른 보안 카메라 영상에 교량 교각 옆의 작은 선박이 폭발이 발생하기 직전 폭발 충격파를 받은 것과 같은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1일 러시아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화면에는 크름반도내 러시아 세바스토폴 해군 기지에 출처를 알 수 없는 무인선박이 등장했었다.

윗부분이 덮여 있는 대형 검은 카약처럼 생긴 그 선박에는 센서와 하얀색의 잠망경 형태 도구가 달려 있었다.

당시 현지 언론은 세바스토폴 러시아 주지사가 "무인 선박의 파편이 발견됐다. 조사가 끝난 뒤 이 물체를 해상에서 폭파했다.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이 괴선박과 같은 장비를 가졌다는 것을 시사하는 다른 보도도 있었다.

영국 폭발 전문가는 "우크라이나가 정찰 및 공격용 원격 조종 해상 장비를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근거있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방식의 장비는 몇 달이 아닌 몇년에 걸쳐 개발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비밀 공격이 사실일 경우 케르치 대교 폭파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가장 대담한 공격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이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움직임은 없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 미하일로 포돌략은 8일 밤 성명에서 러시아가 주장한 트럭 폭발물 폭파 주장에 동의하는 듯했다.

그는 "사건 정황은 러시아가 밝혀야 할 일"이라면서도 러시아의 보안 기관들 사이에 다툼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와그너 그룹과 같은 용병 단체, 국방부와 총참모부 등 사이에 갈등이 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포돌략이 구체적인 사건 정황을 알고 있는지, 아니면 최근 전장에서 패배를 거듭하는 러시아의 신경을 자극해 러시아를 호도하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러시아 흑해 함대 기함 모스크바호의 격침 및 지난 8월 크름반도내 러시아 공군기지 파괴 때에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추론이 난무하도록 의도적으로 방치했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정보전의 일환이며 지금까지 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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