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가장 빠른 첫눈에 '가을 추위'…"기후변화 영향 배제못해"
10월10일 설악산 첫눈…재작년보다 24일 빨라
몽골서 찬공기 춤고 남하한 '절리저기압' 영향
계절 상식 바뀌나…8월 폭우에 '장마' 변화 모색
'가을 태풍' 영향에 1973년 이래 가장 더운 9월
내일 아침엔 1~2도 더 내려가…모레부터 회복
[인제=뉴시스] 김경목 기자 = 10일 오전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해발 1708m) 중청대피소 지점에 올 가을 첫눈과 상고대가 피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가을 첫눈은 지난해보다 9일 빨랐다. 오전 10시7분 자동관측장비의 기온 측정 결과는 영하 3.3도였다. (사진=설악산 국립공원사무소 제공) 2022.10.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전날 강원도 지역에서 첫눈이 관측된 가운데, 올해 첫눈은 지난 2015년과 더불어 21세기 들어 가장 빨리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아침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출근길 '깜짝 추위'까지 찾아왔는데, 기후변화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강원도 설악산과 광덕산에 첫눈이 내렸다. 지난해(10월19일)보다는 9일, 2020년(11월3일)보다는 24일 이른 첫눈이다.
올해 첫눈은 2000년대 이후 전체를 대상으로 봐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빨리 찾아왔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설악산 계절관측 현황을 보면, 이번 첫눈은 지난 2015년(10월10일)과 함께 21세기 들어 가장 빠르다.
이른 첫눈은 주말부터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며 기온이 3~7도 가량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첫눈이 내린 날 설악산의 최저기온은 오전 10시7분께 중청대피소 기준 영하 3.3도, 향로봉은 영하 1.8도를 기록했다. 강원도 평창군 발왕산(해발 1458m) 일대에선 단풍나무, 주목 등에 올 가을 첫 상고대가 내려앉았다.
이는 몽골 북서쪽에서 찬 공기를 품고 남하한 절리저기압에 의한 단기적 현상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다만 이후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낮게 유지되는 등 겨울이 빨라졌다는 비슷한 징후가 계속 관측된다면 기후변화 영향으로 볼 수도 있다고 한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특정한 한 이벤트만으로 기후변화를 단정하긴 어렵다"면서도 "내년과 내후년 등 보다 길게 봤을 때 장기적으로 (첫눈) 추세가 빨라진다면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태풍의 뜨거운 수중기가 유입돼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7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분수대를 걷고 있다. 2022.09.17. [email protected]
실제 최근 날씨를 보면 한반도 계절 상식이 바뀌어가는 추세가 확연하다.
지난해 3월 발표한 '기후 평년값'에 따르면,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12.8도로 이전보다 0.3도 상승했다. 봄(91일), 여름(118일)이 각각 4일씩 길어졌다면, 가을(69일), 겨울(87일)은 각각 하루와 일주일 짧아졌다.
지난 8월에는 동작구 기상청 서울청사에서 1시간 강수량 141.5㎜가 관측되는 등 수도권 일대에 기습적 폭우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7월 말까지 긴 장마비가 내리던 것이 8월 이후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나타나는 등 여름철 기후 특성이 바뀐 것이다. 이에 이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한국기상학회 가을학술대회에서는 '장마'의 개념 재정의를 위한 논이가 이뤄진다.
지난달인 9월은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 중순은 평년보다 2.5도 높은 23.2도였다. 힌남노, 무이파, 난마돌 등 7년째 계속되는 '가을 태풍'이 한반도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아침 최저기온 6도의 초겨울 날씨를 보인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연휴를 마치고 출근하는 시민들이 두꺼운 옷차림을 하고 있다. 2022.10.11. [email protected]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기온은 전날인 10일보다 1~5도 떨어지며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출근길 날씨를 보였다.
특히 내일 경기북부와 강원내륙, 충북북부, 경북북부와 산지는 아침 기온이 0도 내외로 낮아져 얼음이 얼고, 서리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춥겠다.
낮 최고기온은 16~21도로 어제보다 높아지겠으나, 내일 아침 기온은 오늘보다 1~2도 가량 더 떨어지겠다.
모레인 13일에는 내일보다 3~5도 가량 아침기온이 오르면서 아침최저기온은 6~16도, 낮최고기온은 20~24도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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