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이어진 '적벽 갈등' 광주시·화순군 봉합
31일 동복댐 수질개선 위한 광주·전남 상생발전 협약식
적벽 일대 시설물 관리·유지·보수 권한 화순군으로 이양
화순 적벽 일대. (사진 = 뉴시스 DB)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광주시민의 식수원인 전남 화순 동복댐 적벽 일대 상수원보호구역 시설물 관리권 이양 문제를 놓고 19년간 이어져 온 광주시와 화순군의 갈등이 봉합됐다.
26일 광주시와 화순군에 따르면 오는 31일 오후 3시30분 화순군청(또는 동복댐 현장)에서 동복댐 수질개선을 위한 광주·전남 상생발전협약식을 갖는다.
협약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구복규 화순군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광주시가 동복댐 주변 적벽을 바라 볼 수 있는 망향정 일대 5㎞ 구간 상수원보호구역의 시설물 관리권을 화순군에 이양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화순군은 망향정 일대에 설치된 관광시설 등 각종 시설물의 운영과 유지·보수·안전관리를 맡는다.
또 화순군이 동복댐 주변 정비사업 계획을 수립하면 여기에 들어가는 재원 일부를 광주시가 지원한다는 취지의 내용도 포함됐다.
광주시의 이번 결정은 지난 7월 열린 2022 광주·전남 상생발전위원회에서 동복댐 지역의 낙후된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전남도·화순군과 적극 협력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처다.
화순적벽은 동복댐 상류로부터 7㎞ 구간에 걸쳐 형성된 절벽(노루목적벽)으로, 중국 적벽에 버금간다고 해 적벽으로 불리고 있다. 2017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112호로 지정됐다. 동복댐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적벽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2014년 10월 광주시와 화순군의 상생합의로 30여년 만에 개방됐다.
동복댐은 1971년 화순군 이서·동복·북면 일원에 건설됐다. 1973년 5월 일대 1만2656㎢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1981년 1차 증축·1985년 2차 증축을 거쳐 저수용량 9900만t의 상수원으로 자리잡았다.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당시 전남도지사는 광주시를 관리자로 지정했으며, 2003년 3월 환경부도 광주시를 관리권자로 인정했다.
상수원 보호구역 관리권 분쟁이 처음 시작된 것은 2003년 2월 화순군이 환경부에 관리주체 조정을 요청하면서부터다.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와 지역개발이 그 배경이었다.
화순군은 2017년에도 광주시에 보낸 공문을 통해 상수원보호구역의 관리주체를 화순군으로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화순적벽 입구나 도로 주변의 철조망 펜스를 철거하고 광주시와 화순군이 공동으로 근무자(청원경찰)를 배치하는 방안도 요구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150만 광주시민의 상수원인 동복댐의 수질 오염과 상수원보호구역 부실관리 등이 우려된다며 관리주체 조정에 강하게 반대했다. 광주시민의 주요 상수원인 데다 토지의 대부분을 광주시가 소유하고 있으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당시부터 관리자는 광주시였다는 논리와 함께 화순군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상생 협약은 민선8기의 통 큰 결단으로 볼 수 있다"며 "협약과 함께 19년간 이어져 온 갈등이 봉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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