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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겪을 확률 50%…트라우마 한달이상 가면 진료를"

등록 2022.11.04 16:27:42수정 2022.11.07 0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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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트라우마 겪을 확률 50% 이상

가까운 사람 죽음 포함시 80% 넘어

감정표현 하도록 정서적 지지 필요

[서울=뉴시스]일생 동안 한 번이라도 트라우마를 겪을 확률은 50% 이상이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까지 포함하면 80%가 넘는다.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2022.11.04

[서울=뉴시스]일생 동안 한 번이라도 트라우마를 겪을 확률은 50% 이상이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까지 포함하면 80%가 넘는다. (이미지= 게티이미지 뱅크 제공) 2022.11.04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큰 사고나 자연재해 등 생명을 위협할 만한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공포감을 느끼고 심리적 외상(트라우마)을 받을 수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사람이 일생 동안 한 번이라도 트라우마를 겪을 확률은 50% 이상이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까지 포함하면 80%가 넘는다.

트라우마를 겪으면 다양한 신체·정신적 증상을 경험할 수 있는만큼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트라우마의 개념과 증상, 대응법 등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5일 최수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통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트라우마로 생기는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트라우마가 발생하면 극도의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되면서 피곤함, 두통, 소화불량, 식욕부진, 손발저림 등 여러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불안, 걱정, 원망, 화남, 슬픔 등 다양한 감정 반응도 경험할 수 있죠."

-트라우마는 치료가 가능한가요?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해서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큰 일을 겪으면 충격, 공포, 놀람, 무기력, 혼돈 등의 감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감정들은 또 다시 닥쳐올 수 있는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돕기도 하고요. 하지만 일부에서는 심각한 트라우마 증상으로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 중 50% 이상은 3개월 이내 회복하고 3개월 이상 지속된다 해도 80~90%는 1~2년 이내 회복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로 인한 다양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충격적 사건을 겪은 사람에게 정서적 지지를 통해 평범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는 것입니다. 또 향후 발생 가능한 상황과 받을 수 있는 도움에 대해 알려주고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해 불면이나 우울감 등이 생겨 일시적으로 수면제 혹은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몇 주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가를 찾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가능성이 있는지 평가받고 적합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사건 이후 강제적이고 반복적인 기억 , 관련 장소나 상황 등의 회피, 예민한 상태 유지, 부정적인 인지와 감정 등 4가지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될 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믿을 수 없다’,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 등의 생각과 함께 인지와 감정에 부정적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 공격적 성향,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약물 남용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성격이 변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서울=뉴시스]최수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2.11.04

[서울=뉴시스]최수희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2022.11.04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요법을 통해 치료합니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정신치료법으로는 트라우마에 초점을 둔 인지행동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데요. 잘못된 생각을 수정하고 트라우마 사건을 다시 바라보며 건강하게 직면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입니다. 트라우마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는 강요하지 않고, 다 아는 것처럼 대하지 않는 것 등이 중요합니다. 특히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이 주저 없이 감정을 표현하고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지지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주위에 알리면 도움이 되나요?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말로 표현하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겪었거나 알고 있는 일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때 감정도 제대로 정리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화를 통해 상황을 정리하고 분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트라우마 직후 긴장 상태에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자꾸 그 상황이 떠올라 얘기하고 싶지 않다거나 감정적으로 견디기 어렵다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습니다."

-트라우마가 있는 가족이나 지인을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더 이상 위협받지 않을 것이고 안전하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옆에서 친밀하게 감정의 해소를 도와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지울 수 없는 기억이 조금 덜 힘든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다면요.

"결국 중요한 것은 트라우마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트라우마를 다른 많은 기억 중 하나의 기억으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말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트라우마를 슬기롭게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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