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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거리응원' 기획한 그 공무원…서울체육회장 도전한다[인터뷰]

등록 2022.11.19 13:01:00수정 2022.11.19 14: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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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규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 '출마' 공식입장

"서울 스포츠 동행, 시민들과 같이 발전하겠다는 뜻"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시청 앞 거리응원전 기획해

"경찰 투입보단 경기 보며 건전히 응원" 주장 관철

"경찰과 현장본뒤 서울시청앞 거리응원 장소 낙점"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영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전 서울특별시 부시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영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전 서울특별시 부시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저는 어떤 일에 몰입하면 옆을 잘 안 봅니다."

권영규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은 "뭔가 해야겠다고 정하면 그것만 보고 달리는 스타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군 복무 기간 중 친구의 행정고시 합격 소식을 듣고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에 책을 파고들었을 때도, 서울시 공무원 시절 쏟아지는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다산콜센터 설립 작업에 나섰을 때도 그의 선택은 늘 직진이었다.

30년이라는 긴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지만 열정 하나 만큼은 여전하다.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지금은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바로 서울시체육회장이다.

권 이사장은 지난 15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제35대 서울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 했다.

민선 2기 회장을 뽑는 이번 선거는 내달 15일 세종대학교에서 진행된다. 추첨을 통해 선발된 자치구 체육회와 회원종목단체 선거인단이 4년 간 조직을 이끌 직접 수장을 결정한다. 후보자 등록은 같은 달 3일과 4일 이뤄진다.

권 이사장은 "주변에서 '왜 서울시체육회장에 출마하느냐'고 물어보면 '너무 행복해서 하려고 한다'고 답한다. 공무원 생활 중 10여년은 체육과 연관된 일을 했다. 그때마다 일이 재미있었고, 다양한 아이디어로 성과도 많이 냈다"고 설명했다.

전역 후 치른 첫 번째 행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한 권 이사장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법무담당관(1995년)으로 서울시와 연을 맺었다. 이후 총무과장(1997년), 문화국장(2004년), 행정국장(2006년)으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았고, 2010년에는 행정1부시장으로 승진했다.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투표 이후 사퇴한 2011년에는 시장 권한대행직을 수행했다. 말단부터 최고의 위치까지 두루두루 맛본 셈이다.

여러 과정 속 체육계와의 인연도 제법 쌓였다. 2000년에는 한일월드컵 추진단장을 맡았고, 2004년에는 문화(체육)국장으로 체육 행정을 경험했다. 2012년부터는 2년 간 국민생활체육회 사무총장으로 활동했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시청 앞 거리응원은 그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영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전 서울특별시 부시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9.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권영규 서울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전 서울특별시 부시장)이 15일 서울 마포구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19. [email protected]

월드컵 추진단장 시절의 일이다.

권 이사장은 "한국이 1차전에서 폴란드를 이기면서 월드컵 열기가 달아올랐다. 그런데 2차전 상대인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미국전에 맞춰 대사관으로 쳐들어가자'는 글들이 계속 올라왔다"고 떠올렸다.

경찰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서울시 역시 긴장하긴 마찬가지. 그때 권 이사장이 낸 아이디어가 거리응원이었다. 고건 당시 시장의 호출을 받은 권 이사장은 "이건 차벽을 세워서 될 일이 아니다. 기동대를 투입해 강제로 막는 것보다는 오히려 월드컵 경기를 보면서 건전하게 응원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해 승낙을 얻었다.

이후 권 이사장은 경찰들과 현장을 둘러본 끝에 서울시청 앞을 거리응원 장소로 낙점했고, 직접 방송사와 기업들에 전화를 걸어 후원 약속까지 이끌어냈다. 긴박한 과정의 결말은 달콤했다. 한 달 가량 지속된 거리응원은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권 이사장은 "아이디어가 큰 성공을 거둔 일"이라고 웃었다.

서울시를 떠난 후 권 이사장은 국민생활체육회에서 본격적으로 체육 행정을 익혔다. 일반 국민들의 생활 속 녹아든 체육을 근거리에서 바라보면서 우리의 삶에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몸소 깨달았다.

권 이사장은 "월드컵,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국민들에게도 체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스포츠 강국을 넘어 스포츠 선진국이 된다는 것이 바로 이런 의미"라면서 "여러 체육 관련 일을 하면서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게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운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스포츠 선진 도시"라면서 "(서울시체육회장이 되면) 다들 편하게 운동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다"고 보탰다.

여러 체육 관련 활동과 열정은 체육인 출신이 아닌 권 이사장을 서울시체육회장직 도전의 길로 이끌었다. 출마를 결심한 뒤에는 틈날 때마다 다양한 체육 현장을 돌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자신의 도전을 "'서울 스포츠 동행'이라고 정리하고 싶다. 서울시민들이 같이 나가면서 발전시키자는 의미"이라고 정의한 권 이사장은 "서울시체육회에 속한 지도자, 선수, 그리고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인정을 받으면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단기적으로 해결할 것과 중장기적으로 바꿔야 할 것들을 나눠 추진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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