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약반 아홉번 먹고 부럼 깨고 "내 더위 사가라"
전국 액운 막고 풍요 기원하는 행사 한창
국립민속박물관·왕늘 등 행사 풍성…창경궁에 대형 보름달 설치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계묘년 정월대보름을 이틀 앞둔 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본향당에서 남승권 심방이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된 송당마을제 4대 당제 중 첫 번째인 '신과세제(新過歲祭)'를 올리고 있다. 2023.0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5일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액운을 막고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가 한창이다. 우리 조상들은 음력 1월15일 정월 대보름을 뜻깊은 날로 생각해 한 해의 무병 기원, 재앙 퇴치, 풍요를 기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고 마을 공동체의 결속을 다졌다.
정월은 한 해를 처음 시작하는 달로 그 해를 설계하고, 일년 운세를 점쳐보는 달이다. 율력서에 따르면 정월은 천지인(天地人)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다.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고 한해 동안 이루어야 할 일을 계획하고 기원하며 점쳐보는 달인 것이다.
볏가릿대 세우기 모습.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항=뉴시스] 강진구 기자 = 경북 포항시는 오는 5일 올 한 해 시민들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정월대보름 달집 축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이전 정월대보름 달집 축제.(사진=포항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송파다리밟기 행사.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정월 대보름은 풍요의 상징...다산기원 줄다리기·집집마다 축원 지신밟기 등 축제
정월 대보름 풍속 유래를 살펴보면 태고적 풍속은 대보름을 설처럼 여기기도 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대보름에도 섣달 그믐날 풍속처럼 온 집안에 등불을 켜 밤을 세운다는 기록이 있다. 대보름의 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고대사회로부터 풍농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놀이로 줄다리기가 있다. 볏짚을 이용해 암줄과 숫줄을 만든 후에 마을단위 혹은 군단위로 양편으로 나뉘어 줄을 당긴다. 암줄이 승리를 해야 풍년이 든다는 믿음이 있다.
지신밟기, 달집태우기, 다리밟기도 있다 지신밟기는 정초부터 대보름 무렵에 마을 풍물패가 집집마다 돌며 놀아주고 축원을 해주는 행사로 지역에 따라서 마당밟기·매귀·걸립 등으로 불린다.
달집태우기는 짚이나 솔가지 등을 모아 언덕이나 산위에서 쌓아놓고 보름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불을 지른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달을 맞이하고, 쥐불놀이와 더불어 이웃마을과 횃불싸움을 하기도 한다. 다리밟기는 12다리를 밟으면 액을 면하고 다리 병을 앓지 않는다고 한다.
[안산=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정월대보름을 나흘 앞둔 1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 서남봉사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취약계층에 전달할 오곡밥과 나물 등을 용기에 담고 있다. 2023.02.01.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메가마트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오는 7일까지 국내산 부럼 세트와 무농약 오곡밥, 보름 나물 등 정월대보름 기획 상품을 선보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메가마트 부산 동래점에서 직원이 부럼 세트를 살펴보는 모습. (사진=메가마트 제공) 2023.0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내 더위 사가라" 밤 호두 땅꽁 깨물며 '부럼 깨물어야'
대보름날 먹는 음식으로는 약반을 준비한다. 약반은 햅찹쌀을 찌고, 밤·대추·꿀·기름·간장 등을 섞어서 함께 찐 후 잣을 박은 절식이다. 지방에 따라 ·오곡밥·잡곡밥·찰밥농사밥 등을 그 대용으로 즐기기도 한다. 세 집 이상의 타성(他姓) 집 밥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하며, 평상시 하루 세 번 먹는 밥을 이 날은 아홉 번 먹어야 좋다고 해서 틈틈이 여러 번 먹는다.
아이들은 대보름날이 되면 '액연(厄鳶) 띄운다'고 해 연에다 '액(厄)' 혹은 '송액(送 厄)' 등을 써서 연을 날리다가 해질 무렵에 연줄을 끊어 하늘로 날려 보냄으로써 액막이를 한다.
밤에는 달맞이 풍속이 있다. 달맞이는 초저녁에 높은 곳으로 올라서 달을 맞는 것을 말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이 길하다고 한다. 아울러 달의 형체, 대소, 출렁거림, 높낮이 등으로 1년 농사를 점 친다.
[서울=뉴시스] 기지시 줄다리기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3.02.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정월대보름을 이틀 앞둔 3일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에서 높이 11.5m의 LED달집이 설치되고 있다. 남구청은 실제 달집을 태울 때 발생할 우려가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실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LED달집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2023.02.03. [email protected]
계묘년에도 박물관 왕능에서 정월 대보름 행사 풍성
국립민속박물관은 4~5일 '2023 계묘년 정월대보름 한마당'를 펼친다. '국태민안 경제번영 장승제', '송파 다리밟기', '기지시 줄다리기', '부럼 나누기' 등 세시 체험 23가지를 마련했다. 4일 오후 2시에 진행되는 송파 다리밟기는 한 해 액운을 방지하고 다리의 병을 예방하며 무병을 기원한다.
5일 오후 1시 30분 박물관 앞마당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의여차 흥겨운 줄다리기' 한 판이 펼쳐진다. '볏가릿대 세우기'는 풍년을 기원하며 짚이나 헝겊에 벼·보리·조·기장·수수·콩·팥 등 갖가지 곡식을 싸서 장대에 높이 매달아 세워놓고 1년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풍속이다. 5일 오전 11시 박물관 내 전통가옥 오촌댁 앞마당에서 진행된다.
박물관 로비에서 정월대보름 절식을 관람할 수 있으며 부럼 증정이벤트도 열린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정월 대보름을 이틀 앞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경궁 풍기대 주변에 대형 모형 보름달을 띄우는 '궁궐에 내려온 보름달' 행사를 찾은 시민이 휴대전화로 찍고 있다. 2021.02.24. [email protected]
대보름달은 밤하늘 뿐아니라 창경궁에서도 볼 수 있다. 5일까지 오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창경궁 풍기대 주변에서 '궁궐에 내려온 보름달' 행사가 진행된다.
지름 3m에 달하는 대형 보름달이 설치되는 풍기대는 창경궁 집복헌 뒤편 높은 언덕에 있어 창경궁 집복헌 일대에서 궁궐 전각과 대형 보름달을 배경으로 가족, 연인과 사진 찍기 좋은 명소다.
공항에서도 액운을 복을 맞은 행사가 펼쳐진다. 한국문화재재단은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전통예술 특별공연 ‘달맞이, 복맞이’을 선보인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1층 밀레니엄홀에서 오후 12시부터 약 50분간 진행된다. 츨국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은 액운을 쫓고 복을 맞이하는 내용을 담았다. 재단 예술단의 전통예술공연으로 시작해 운을 쫓고 평온을 기원하는 궁중무용 '처용무'로 공항 이용객의 안전한 여행과 복을 기원한다. 이어 퓨전국악 그룹 '억스(AUX'’ 멤버 서진실이 국악가요 한마당를 펼친다. 이어 강강술래, 사자놀이, 풍물놀이도 펼쳐진다.
모든 공연이 끝난 후에는 관람객에게 부럼이 담긴 복주머니를 증정하는 행사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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