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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민술'도 부담…식당서 '소·맥' 한병씩 시켜도 1만2000원"

등록 2023.02.20 16:44:21수정 2023.02.20 18:4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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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오는 4월부터 맥주 주세 리터(ℓ)당 30.5원 올릴 계획

올해도 원자재가에 주세 오르면서 주류업체들 인상 가능성

외식점주들 "소주·맥주 한병씩 주문시 '1만원 심리적 저항선' 깨져"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소주, 맥주 제품을 고르고 있다. 지난해 맥주와 소주 등 술값이 오르면서 주류 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1.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023.02.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9일 서울시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소주, 맥주 제품을 고르고 있다. 지난해 맥주와 소주 등 술값이 오르면서 주류 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1.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023.0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 직장인 A씨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실내포차에서 술을 주문하다가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소주와 맥주 가격이 각각 한 병에 6000원씩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보통 술을 주문할 때 소주 한 병에 맥주를 두 병씩 같이 시키는데 한번에 2만원 가까이 나왔다"며 "2차로 간 가게에서도 소주는 5000원이었지만 맥주 한 병에 6000원이어서 술값이 부담돼 평소보다 적게 마시고 나왔다"고 말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상권에선 '소맥(소주와 맥주)' 1병씩을 각각 주문할 경우 1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을 책정한 외식매장·주점들이 다수다.
 
점주들은 주류 가격 뿐 만 아니라 인건비 등 운영 전반에 드는 비용이 뛰면서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소주의 경우 출고가가 100원 오르면 외식점에선 통상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주점을 운영 중인 B씨는 "그동안 소주와 맥주를 한병씩 시켰을 때 1만원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심리적 저항선에 맞춰 가격을 형성해왔다"며 "출고가도 출고가지만 인건비부터 전기요금까지 오르지 않는 게 없다 보니 주요 상품인 주류 가격을 높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세 부담까지 높아지면서 올해 주류 업체들이 또다시 출고가 올릴 것이란 관측이 높다.

실제 기획재정부(기재부)는 올해 4월부터 맥주 주세를 리터(ℓ) 당 855.2원에서 885.7원으로 30.5원 올릴 계획이다. 기재부는 지난해 주세를 ℓ당 20.8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인상 폭이 9.7원 커져 제조사의 부담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세 인상으로 맥주 등 주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동안 원부자재 부담이 높아졌을 땐 기업이 감내하고 상쇄하는 방법을 찾아봤지만, 세금은 상쇄할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상당히 큰 가격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기에서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대부분의 주류 기업이 출고가를 올릴 것 같다"며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가격은 술집과 편의점 등 구매처의 차이뿐만 아니라 상권에 따라서도 다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부자재 부담으로 소주 가격도 함께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소주의 핵심 재료인 '주정'을 생산·유통하는 기업들은 지난해 2월 주정 가격을 7.8% 인상한 바 있다. 이들이 주정 가격을 높인 것은 10년 만이다.

한편 국내 주요 주류 기업은 지난해 주류 가격을 잇따라 인상한 바 있다. 같은 해 3월엔 테라와 하이트의 출고가를 7.7% 올렸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월 처음처럼 출고가를 약 6% 올린 데에 이어 같은 해 11월 클라우드 출고가를 8.2% 인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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