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해, 2심서도 무기징역…'직접살인' 인정 안돼(종합2보)
이은해 무기징역, 조현수 징역 30년 1심 유지
'부작위 살인' 인정…"가스라이팅 인정 안 돼"
항소 모두 기각…"범행 부인, 도주 등 불량해"
유족 "욕심 못 버려"…보험금 소송 5월 재개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씨가 지난해 4월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04.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귀혜 기자 = 이른바 '계곡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은해(32)씨와 조현수(31)씨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형을 선고 받았다.
1심의 쟁점이었던 직접 살인(작위)의 경우 항소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원종찬·박원철·이의영)는 26일 오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와 공범 조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고 1심과 같이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조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은 이들에게 직접 살인이 아닌 '부작위에 의한 살인(간접 살인)'을 인정한 1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건 현장에 있던 이들이 '피해자가 이씨의 부추김으로 다이빙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피해자가 다이빙을 하도록 사회적 압력이 형성됐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조씨가 피해자의 낙수 지점까지 일부러 느리게 이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계획적 살인이 실현된 것 같다'는 등 증인들의 증언을 고려하면 부작위 살인의 고의 역시 인정된다고 했다.
검찰에서 주장한 가스라이팅 내지 심리적 굴종상태 유발을 통한 작위 살인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이씨 사이 가스라이팅이 있었다고 볼 요소가 있다고 보이지만, 경제적 수단만 통제했을 뿐 피해자 자체에 대한 통제 의도는 발견하지 못해 '지배' 여부는 불명확하다"고 봤다며 "'심리적 굴종에 의한 작위살인' 역시 가스라이팅과 법률적 차이가 모호하다"고 밝혔다.
'계곡 살인' 혐의 외 낚시터에서 살인미수, 복어독을 이용한 살인미수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도 원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보험금 8억원을 노려 두 차례 (살인) 미수와 살인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의도적으로 구호 의무를 불이행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심의 가책 없이 보험금을 청구하고 범행을 부인, 은폐해 도주하는 등 정황도 불량하다"며 "1심의 형은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지 않다"며 검사와 피고인 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선고 직후 유족은 취재진에게 "1심과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어 마음을 추슬렀다"면서도 이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청구 소송을 낸 것에 대해 "참 욕심이 많은 사람이구나.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이씨의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윤씨의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수영을 못하는 윤씨에게 구조 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계곡으로 뛰도록 강요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은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 펜션에서 윤씨에게 독이 든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같은 해 5월 경기 용인시 소재 한 낚시터에 윤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이씨는 윤씨의 생명보험금 8억원과 관련해 보험사가 부당하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2020년 11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관련 재판은 형사사건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일이 잡히지 않았으나, 이날 선고 이후 2년여만에 재판 일정이 확정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박준민) 심리로 진행 중인 보험금 청구 사건은 오는 5월30일 오후 2시10분 변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두 사람은 도피를 도와달라고 지인들에게 부탁한 혐의로도 추가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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