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르는 대출금리…중저신용자 몰린 '카드론' 어쩌나
지난달 카드론 평균금리, 14%대 재진입
취약차주가 주류…연체율 상승 위험↑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경기 둔화 속 카드론과 결제성 리볼빙 이용 금액이 늘고, 연체율도 뛰어 카드사 건전성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4조1천210억원으로, 작년 말(33조6천45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었다. 22일 오후 서울 시내거리에 카드 대출 관련 광고물이 부착돼 있다. 2023.05.22. [email protected]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롯데·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지난달 말 장기카드대출(카드론) 평균 금리대는 13.58%~14.72%로 나타났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가 14.72%로 가장 높았다. 이후 삼성카드와 하나카드가 14.51%, 14.30%로 뒤를 이었으며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14.12%, 14.03%로 나타났다. 현대카드와 우리카드는 13.59%, 13.58%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론 금리는 채권시장 불안정 여파가 지속됐던 올해 초 15%대를 기록한 뒤, 점차 하락세를 보여 지난 3월에는 12.89~14.75%, 4월에는 12.87%~14.56%로 상·하단이 모두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타 업권에서 대출을 취급 받지 못한 중저신용자들이 비교적 심사가 간편한 카드론으로 몰려 평균 금리 역시 이와 맞물려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카드론은 그간 '취약차주들의 급전창구'로 기능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헤 '금리 상승에 따른 소득수준별 차주 상환능력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소득 1분위(하위 20%)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취약차주들의 평균 대출잔액은 지난 9월 기준 전년동월 대비 8.8% 감소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3770만원 수준이었는데 전년동월과 비교해 364만원 감소한 반면 카드론 대출잔액은 평균 20만원(13.3%) 증가했다. 이는 소득 5분위(상위 20%) 차주들의 카드론 대출잔액이 평균 14만원(7.0%)감소한 것과 반대되는 양상이다.
문제는 상환능력이 저조한 취약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실제로 카드론의 연체액과 연체율은 동반 상승 중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드론 연체액은 지난 2021년 1분기 6200억원이었으나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증가해 올해 1분기 7600억원으로 늘었으며 연체율도 1.79%에서 2.13%로 증가했다.
한국은행 역시 전날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올해 말 자영업자대출의 연체위험률은 3.1%까지 상승하고,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금리 상방 요인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전채 금리가 다시금 4%대에 올라서면서다. 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사는 수신기능이 없기에 필요자금의 70%가량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데, 최근 카드사들이 채권 발행을 늘리면서 그 금리가 상승했다.
통상 조달금리는 3개월 간격을 두고 카드론 금리에 반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추후 카드론 금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잔존해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 카드사들이 주로 취급하는 여전채 AA+ 3년물의 민평금리는 4.214%로 전년 동기보다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등에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을 줄이고 있는데 이들이 카드론으로 유입된 것 같다"며 "때문에 카드론 잔액도 소폭 상승했고 중저신용자가 많아지다보니 평균금리 역시 그 영향으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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