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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본 오염수 방류 찬반 미루고 4개 기술 권고

등록 2023.07.07 15:13:58수정 2023.07.07 15: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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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10개월 과학 검토…2700페이지 보고서로

도쿄전력에 "ALPS 점검주기 단축하라" 권고

후쿠시마 원전 현장 점검하는 한국 시찰단의 모습 [서울=뉴시스] 외교부는 지난 5월2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현장 시찰한 사진을 공개했다. 시찰단은 지난 5월21일부터 26일까지 5박 6일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점검했다. (사진=도쿄전력 제공) 2023.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후쿠시마 원전 현장 점검하는 한국 시찰단의 모습 [서울=뉴시스] 외교부는 지난 5월2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전문가 현장 시찰단이 후쿠시마 제1원전을 현장 시찰한 사진을 공개했다. 시찰단은 지난 5월21일부터 26일까지 5박 6일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점검했다. (사진=도쿄전력 제공) 2023.05.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정부는 7일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계획에 대한 과학기술적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우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자체 기술로 검토한 보고서다. 다만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찬반은 유보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우리 정부가 일본에 권고한 기술적 보완사항도 담겼다. 정부는 도쿄전력에 다핵종제거설비(ALPS) 점검주기를 단축하고, ALPS 출구에서는 측정하지 않는 핵종을 추가 측정할 것 등 네 가지를 권고했다.

1년10개월 과학적 검토…2700페이지 보고서로

정부는 이날 검토 보고서를 통해 도쿄전력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배출 기준 목표치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검토에 돌입한 건 지난 2021년 8월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산하 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후쿠시마 오염수 과학·기술적 검토팀'을 만들어 도쿄전력의 오염수 배출 계획이 안전한지 자체 검토에 나섰다.

일본 정부가 2021년 4월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뒤 4개월 만에 우리도 자체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 검증에 착수한 건 2021년 7월. 한 달 뒤에 우리 정부가 자체적인 검토팀을 만든 건 IAEA와 별도의 자체 검증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IAEA가 국제기구로서 오염수 방출과 관련된 전반적인 시스템을 확인하는 차원이었다면 우리 정부의 검토는 오염수 방출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관점으로 이뤄졌다.

동시에 IAEA의 안정성 검토에도 한국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IAEA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KINS의 김홍석 박사는 IAEA 검증 태스크포스(TF)에서 지금도 안전성 검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의는 오염수 검토 작업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 한일 정상이 한국 측 전문가의 후쿠시마 원전 현지 시찰에 합의하면서다.

악수하는 한일 정상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만남을 통해 한국 측 전문가의 후쿠시마 원전 현지 시찰에 합의했다. 2023.07.07. photo1006@newsis.com

악수하는 한일 정상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확대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만남을 통해 한국 측 전문가의 후쿠시마 원전 현지 시찰에 합의했다. 2023.07.07. [email protected]



곧장 유국희 원안위원장을 단장으로 21명의 현지 시찰단이 꾸려졌다. 이들은 5월21일부터 26일까지 5박6일간 후쿠시마 원전을 검토했다.

시찰단은 ALPS, K4 탱크, 오염수 이송 설비, 희석 및 방출 설비, 중앙감시제어실 등을 확인한 뒤 현장에서 추가 자료를 확보해 돌아왔다.

여기에 지난 4일 IAEA가 발표한 최종보고서에 대한 우리 정부의 검토 내용이 보고서에 담겼다. 정부는 "IAEA 검토 결과 기술적으로 도출된 권고사항이 우리 과학기술적 검토 결과로 도출된 결과와 같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ALPS 점검주기 단축·핵종 추가 측정…네 가지 권고

정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일본에 기술적 보완 조치를 권고했다.

첫 번째는 ALPS의 크로스플로우 필터 고장이 반복되는 만큼 3년 단위인 점검주기를 단축하라는 것이다.

크로스플로우 필터는 전처리 설비에서 침전물을 제거하는 부품이다. 이 부품에서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5~6회의 작동 이상이 확인됐다. 필터가 침전물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거나 배수배관에 틈이 생겨 누설이 발생한 경우다. 이 경우 핵종이 처리된 오염수로 나오게 된다.

두 번째는 ALPS에 대한 연 1회 입출구 농도 측정 때 측정 대상 핵종을 추가하라는 것이다.

현재 도쿄전력은 철-55, 셀레늄-79, 우라늄-234, 우라늄-238, 플루토늄-237 등 핵종을 오염수를 저장하는 K4 탱크에서는 측정하지만 ALPS 출구에서는 측정하지 않는다.

세 번째는 방사선 영향 평가를 강화하라는 것이다. 특히 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해 평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 위원장은 이에 "실제로 배출되는 양을 확인하게 되면 그 배출량을 근거로 해서 방사선영향평가를 재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네 번째는 후쿠시마 인근 주민 피폭선량 평가다. 유 위원장은 "실제 (방사능) 배출량을 토대로 해서 인근 주민의 피폭선량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사항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즉 가정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수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국희 원안위원장, 오염수 방류 대응 브리핑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7.07. dahora83@newsis.com

유국희 원안위원장, 오염수 방류 대응 브리핑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7.07. [email protected]


정부는 이같은 요청은 현재 일본에 요구한 내용이며 앞으로도 기술적으로 필요한 조치가 확인된다면 지속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권고일 뿐 강제성은 없다.

유 위원장은 "여러 가지 관계부처와 일본 측과 협의할 사항"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이행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고 점검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협의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권고사항과 관련된 부분은 과학기술적 검토 결과를 내리는 데 결정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족하다고 보여지는 부분, 또는 향후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는 부분들을 저희들이 권고사항으로 도출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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