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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과학자 양성' 국정과제인데…의대생들 "실험할 기회 부족"

등록 2023.10.21 09:00:00수정 2023.10.21 09: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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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역량 증진 교육과정' 참여 의대생 101명 설문

연구 역량,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배우지 못해

과학자 필수 역량인 실험 설계·수행·해석도 격차 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의대생들이 지난 8월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심혈관조영실에서 보건복지부 필수의료 의대생 실습지원 사업 관련 심혈관조형실 시술 실습 참관을 하고 있다. 2023.08.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의대생들이 지난 8월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심혈관조영실에서 보건복지부 필수의료 의대생 실습지원 사업 관련 심혈관조형실 시술 실습 참관을 하고 있다. 2023.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연구하는 의사', 즉 의사과학자 양성이 최근 의대 정원 증원을 계기로 다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정작 의대생들은 연구 역량을 갖추기 위한 강의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습자중심교육학회지 10월호에는 정소미 특임교수 등 이화여대 의대 연구팀이 작성한 '의과대학생의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요구 분석' 보고서가 실렸다.

연구팀은 연구 역량을 기르고 싶은 의대생 입장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구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올해 1학기 연구 역량 증진 교육과정에 참여 중인 이대 의대생 101명을 설문조사했다.

연구진은 12개 하위 역량을 선정해 의대생들에게 본인이 생각하는 각 역량의 '중요도'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배우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실행도'를 5점 만점으로 표기토록 했다.

그 결과 12개 역량 모두 의대생들이 생각하는 중요도보다 현장 실행도가 낮았다. 이 중 8개 역량에서 중요도와 실행도 간 차이가 0.4점 이상으로 벌어졌는데, '실험설계'(0.44점), '실험수행'(0.56점), '실험실 안전'(0.46점) 등 연구에 필수적인 실험 관련 역량들이 모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개설된 연구과정을 통해 연구에 대한 이론과 방법에 대해서는 충분히 학습한데 비해, 실질적으로 연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않았음을 의미하는 결과로 추측해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이는 교과목을 통한 연구의 기초는 배우지만 실제 연구에 참여하기는 어려운 우리 의학교육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 해석'(0.67점), '표현 능력'(0.45점), '발표 능력'(0.59점) 등 연구 이후에 필요한 역량들도 의대생들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정도보다 현장 실행도가 낮았다.

이를 두고 연구팀은 "실험의 수행, 결과 해석, 표현, 발표 등 실제 수행과 관련된 실행 역량들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는 연구 과정 내실화가 가장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 역량을 갖춘 의사인 의사과학자는 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신약 개발 및 바이오 분야 혁신을 이끌 전문가로 떠올랐다. 의사 면허는 있지만 일선 병원에서 진료행위를 하기 보다 의학 지식을 활용해 과학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데 초점을 둔 직군이다.

윤 정부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120대 국정과제에 포함해 추진 중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카이스트(2월), 미국 MIT(6월) 등을 방문해 의사과학자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가 2006년부터 17년째 동결된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부터 늘리겠다는 의지를 강력 표명하면서 의사과학자도 늘어날지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의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는 연구 역량 강화 교육에 대한 관심은 꼭 필요한 실정"이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실시된 의대의 연구 역량 강화 관련 교육 및 지원은 교육의 제공자 입장에서 구성된 교육과정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현재에는 교육 수혜자인 학생의 입장, 즉 학습자 중심의 연구 역량 강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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