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CNN "미와 중 모두 관계 악화 방지 이상 기대 없다"[미중 정상회담]

등록 2023.11.17 09:56:5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바이든 "독재자" 발언에 중국 외교부 지난 6월과 달리 절제된 대응

"경제위기 속 시주석, 국제 관계 능숙하게 처리 모습 강조할 필요성"

군사 소통 재개 합의 두고 중국 언제든 철회 가능 시사하는 설명 달아

[우드사이드=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 내 정원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두 정상은 대만 갈등 이후 중단됐던 양국 간 고위급 군사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2023.11.17.

[우드사이드=AP/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 내 정원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다. 두 정상은 대만 갈등 이후 중단됐던 양국 간 고위급 군사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다. 2023.11.17.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CNN은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 미중관계가 당분간 악화하지 않으면 양국 모두 만족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군사당국간 회담 재개 합의에 대해 중국이 언제든 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미중 관계의 순풍이 장기간 지속된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우호적 으로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주석을 “독재자”라고 규정한 지난 6월의 입장이 달라졌느냐는 질문에 달라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중국은 지난 6월 바이든 대통령 발언에 대해 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으로 진전되고 있는 양국 사이의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이와 비교해 중국 외교부의 16일 반응은 상당히 절제됐다. 마오닝 대변인은 “커다란 실수‘로 규정하면서 ”무책임한 정치적 술수에 강력히 항의한다“면서도 ”중미 관계를 훼손하려 드는 숨은 사람들이 항상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의 절제된 반응은 위기에 처한 중국 경제를 회복하고 시주석이 강력한 세계 지도자임을 과시해야 하는 필요성이 배경이다. 

시진핑의 입장

중국의 관영 매체와 소셜 미디어 전체에서 정상회담을 잘 치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 CCTV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주석에게 산책하자고 제안했으며 그가 ”직접 차량까지 배웅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미국을 비판해온 것과는 결이 다른 보도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에서는 반미 입장을 강조하면서 민족주의를 고양해왔다.

시주석으로선 미국이 자신을 따듯하게 환영했으며 바이든과 대등하게 자리했다는 인식을 확대할 필요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경제난에 처한 상황에서 미국과 관계를 안정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고 동시에 중국인들에게는 자신이 중국의 대외관계를 원만히 처리하고 있음을 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국립대 공공정책대학권 알프레드 우 교수는 시주석이 자신이 미국에서 환대를 받으며 바이든과 대등한 지도자로 비춰짐으로써 ”대외 부문의 지도력“을 과시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회담 뒤 왕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서도 시주석의 의도가 재확인됐다.

왕 부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 맞물려 열리는 다른 정상회담과 달리 ”시진핑 주석에게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자는 초대장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이 현대 국제 관계의 중요 사건이며 이정표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시주석은 저녁에 열린 미 기업인 상대 만찬 연설에서도 유화적 입장을 강조했다. “두 나라가 서로를 경쟁국으로만 간주하면 정책과 조치, 결과가 잘못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의 협력국이자 우호국이 되려 한다”고 밝힌 것이다.

양보 못하는 사안들

이번 회담에서는 우호적 분위기였으나 두 나라 사이에 넘지 못할 입장 차이 역시 두드러졌다.

미국이 요구해온 군사 당국간 소통 채널 복원에 합의한 것과 관련 중국은 “동등한 자격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재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만 대서양 위원회의 글로벌 중국 허브의 웬티성 연구원은 “중국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면 언제든 군사 당국간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말하기 위한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대만 문제와 관련해 시주석은 미국이 대만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하도록 요청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미국 입장을 고수하면서 양안간의 차이는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답했다.

시주석은 미국의 아시아 동맹 강화 노력을 지목해 미국이 “중국을 억압하려고 시도하지 말도록” 요구하고 “양국이 서로의 원칙과 최소한의 요구를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 대해 홍콩시립대 류동규 교수는 “미중 관계가 내년에는 악화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미중관계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시주석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원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려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양국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과 중국 관영 매체들의 유화적 보도 지속여부가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주석을 “독재자”라고 부르면서도 “공산국가의 지도자라는 점에서 독재자”라면서 중국 체제는 “우리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하고 “아무튼 우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해 두 나라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기대를 표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