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에도 슬픔이' 김수용 감독 별세…1960년대 韓영화 이끈 주역
[서울=뉴시스] 고(故) 김수용 감독. (사진=뉴시스 DB) 2023.1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1960년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김수용 감독이 3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4.
1929년 경기 안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안성공립농업학교를 거쳐 서울교육대학교의 전신인 서울사범학교를 졸업했다. 1946년부터 서울사범학교 연극부 부장 연출가로 활동했다. 한국 전쟁 중이던 1951년에 대한민국 육군 소위로 임관해, 대한민국 국방부 정훈국 영화과에 배속되며 처음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고인은 당시 문관(군인의 위계나 군적을 가지지 않은 관리)으로 근무하던 양주남 감독의 '배뱅이굿'(1957)의 조감독으로 참가하며 본격적으로 감독의 길을 걷게 됐다. 1958년 코미디 영화 '공처가'를 통해 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 '갯마을'(1965) '야행'(1977) '화려한 외출'(1978) 등 총 109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고인은 '한국 문예영화의 대부'로 문예영화의 붐을 촉발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예영화는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게 본래 의미였으나 '예술성이 높은 우수한 영화'로 그 의미가 확대됐다.
'저 하늘에도 슬픔이'의 흥행으로 한국영화계는 한동안 수기물을 각색한 영화가 대거 제작됐다. 이 영화는 가난하고 어려웠던 과거 우리의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서민의 삶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연출작 가운데 '안개'(1967) '야행' '화려한 외출' '만추(1981) 등은 1960~1970년대 한국 영화사 속의 대표적인 모더니즘 영화로 꼽힌다. 그의 40여년 동안의 영화 인생은 2005년 '나의 사랑 씨네마'라는 제목의 회고록으로 묶여 출간되기도 했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청주대 연극영화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67년 '사격장의 아이들'로 청룡영화제 감독상과 백상예술대상 영화작품상을 수상했다. 같은해 '안개'와 1974년 '토지'로 각각 대종상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서울예술전문대학 영화학과 특임강사, 중앙대 영화학과 특임교수 등을 지냈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후 1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1차), 모란공원(2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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