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고등법원, 안락사 합법화.. 보건당국 등에 법률초안 마련지시
"존엄있는 죽음" 원하는 근위축증 불치병 여환자 소송 제기
콜롬비아는 안락사 합법, 벨기에 캐나다 스페인 등 여러 곳
[헤이그(네덜란드)=AP/뉴시스]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 했던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에 대한 추모와 존경의 표시로 지난 2022년 10월10일 안락사 활동가들이 모자를 벗고 있다. 네덜란드 법원은 그러나 12월14일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돕는 것은 금지돼야 한다고 판결, 삶과 죽음의 자기 결정권을 주장하는 운동가들을 좌절하게 했다. 2024.02.08.
에콰도르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흔히 ALS로 알려진 근위축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말기 여성 환자가 자신이 존엄을 지키며 사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정 투쟁을 벌이며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내려진 것이다.
남미에서는 지금까지 안락사를 범죄로 여기지 않은 나라는 콜롬비아가 유일했다. 이에 따라 콜롬비아 의사들은 필요시 고통이 심한 불치병 환자들을 약물을 이용해 안락사 시켜왔다.
안락사가 합법인 나라는 그 외에도 벨기에, 캐나다, 룩셈부르크, 네델란드, 뉴질랜드, 스페인, 그리고 호주의 몇 개 주들이 있다.
칠레에서도 현재 안락사의 합법 불법을 두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다른 지역들, 미국의 여러 주에서도 불치병 환자가 대개 의사가 처방해준 음료에 극약을 포함시켜서 환자 스스로 이를 마시는 형식의 안락사가 허용되고 있다.
에콰도르 법원은 이 문제가 인간성의 자유로운 구현, 존엄을 유지하는 생명의 권리에 관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위한 시험의 결과 생명을 유지하는데에도 다른 권리와 마찬가지로 예외적인 ( 사망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에콰도르의 안락사 소송은 2023년 8월 파올라 롤단이란 환자가 제기했다. 그는 존엄있는 죽음의 권리가 "불치병에 걸렸거나 불치병으로 큰 고통을 받아온 환자들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자발적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생명을 끝낼 권리"를 허용해 달라고 청원했다.
또 그러는 것이 "극심한 신체적 통증과 정서적 고통을 멈추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42세의 롤단은 2020년부터 온몸의 근육이 약화되면서 신체적 기능이 소멸하는 ALS질환이 시작되어 그 동안 증상의 악화로 큰 고통을 받아왔다.
이번 판결후 그는 기자들에게 "오늘은 나에게 대단히 특별한 날"이라고 힘겹게 말하고 법원에 대해서도 "인간의 자율성과 자주권, 자유와 존엄을 지켜준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7일 판결로 법원은 의회와 보건 당국에 12개월 이내에 필요한 법안을 준비해서 이번 판결을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롤단의 생명 단절 청원에 대해서는 의사가 제대로 법적 절차를 거치고 환자인 그녀가 한결 같이 같은 내용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를 표명할 경우, 그것이 안될 때엔 대리인을 통한 의사 표시를 할 경우, 삶을 중단할 수 있게 허용했다.
단 거기엔 참을 수 없는 통증 등 불가피한 병적 조건이 뒤따라야 한다.
롤단의 변호사들은 그녀의 요청에 대한 이번 법원의 긍정적인 판결이 결국 그녀와 비슷한 모든 환자들의 요구에 관한 승인의 길을 열어 놓은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