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민주, '비명횡사' 공천 논란·조국 약진에 "100석+α"
총선 코앞이지만 지지율 하락에 민주 '전전긍긍'
"현 지지선 목표가 120석…100석 그칠 수도"
비례도 고심거리…조국 약진에 기대치 하향조장
[양평=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청 앞에 마련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방문하고 있다. 2024.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공천 파동으로 극심한 내홍을 앓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4·10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원내 1당 유지가 총선 목표이나 선거를 목전에 두고 공천 여파로 하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릴 뾰족한 수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의원들이 기대하는 총선 목표의석수는 지역구 기준 120석 수준이다. 실제 당내서 현재 바라보는 예상치가 이보다 낮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날 당장 선거를 치를 경우 '100석+α'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얻은 163석(지역구)의 삼분의 일 가량은 뺏길 것이란 우려가 짙다. 진보 지지세가 강한 광주·호남·제주 의석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영남과 수도권 격전지 상당수를 보수 정당에 넘겨주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 시각이 팽배하다. 특히 최근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 현역이 탈당한 지역구 대다수가 위태로워 보인다.
민주당 공천이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불안 요소는 더 남아있다. 최근 비명계 의원들이 경선에서 대거 탈락한 후유증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주요 선거구 경선 발표가 임박해 있다. 대표적인 비명계 인사인 박용진(서울 강북구을)·송갑석(광주 서구갑)·전해철(경기 안산시상록구갑) 의원이 최종 경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들 선거구 곳곳이 계파 갈등의 뇌관이다. 특히 중도층 지지 기반이 강한 박 의원의 경우, 경선 탈락시 서울 전체 판세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선거 판세 분석과 전략 설계에 깊이 관여하는 지도부 한 의원은 비명계 핵심 인사들을 거명하며 "이들이 낙천할 경우 중도층과 영남 등 험지를 중심으로 지지층 가장 끄트머리에 있는 이들은 이탈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민주당에 비우호적이지만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이 더 강하거나 특정 인물을 보고 민주당에 표를 던졌던 이들의 경우, 이번 공천 결과에 극심한 반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종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봐도 민주당 지지율은 맥을 못 추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실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1%로 2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민의힘(37%)엔 6%p(포인트) 뒤처졌다(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2.19. [email protected]
또 다른 지도부 의원은 통화에서 "2주 전 목표치가 120석이었다면 지금은 그보다 하향 조정해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다만 "지금 수치는 공천 논란 등 모든 악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보다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선대위를 띄우면 지지율이 반등할 일밖에 남지 않았다. 선거 모드로 들어가면 공천으로 마음 상했던 지지자들도 윤석열 심판이란 큰 목표 아래 똘똘 뭉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11일 선대위를 출범, 총선 모드에 본격 돌입한다. 이해찬 전 대표와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공동선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당 원로들을 앞세워 내홍을 정리하고 총구를 외부로 돌려 '윤석열 심판'에 화력을 쏟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난 대선부터 이 대표를 물밑에서 지원해온 이 전 대표 외엔 선대위 합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인선이 기대치를 밑돌면 선대위 출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비례대표 의석도 고심거리다.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에 등 돌린 친문 지지층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이끄는 '조국혁신당'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비례대표의석 목표치도 대폭 하향 조정한 분위기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야권비례연합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대외적으로는 전체 비례 의석(46석)의 절반인 20석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으나, 내부선 "12~13석을 가져오면 다행"이란 이야기도 돈다.
조국혁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15% 수준의 지지율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지지세가 총선까지 이어지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의석 배분 방식에 따라 조국혁신당은 8~10석가량을 가져갈 수 있다. 조국혁신당이 의석을 가져가는 만큼 민주연합이 의석을 잃는 셈이다. 민주연합이 챙겨온 의석 중 시민사회와 새진보연합, 진보당 몫 등을 제하면, 사실상 민주당 의석은 2~3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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