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의 호소…"입장이 달라도 교수님의 진료 중단은 안됩니다"
전의교협, 오늘 오후 늦게 온라인 총회 예정
한림대 등 집단유급 초읽기에 행동지침 논의
오연천 울산대 총장, 오늘 교수들에 호소문
이 부총리, 전북대 이어 가천대 찾아 '만류'
[성남=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의대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한 대학교 의과대학 복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03.14. [email protected]
이런 가운데 대학 총장들도 의대 교수들에게 호소문을 내고 환자들을 떠나지 말라고 만류에 나서고 있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이날 의대 교수들에게 호소문을 보내 "의대 정원의 규모와 단계를 둘러싼 교수님들의 개별 입장 차이를 떠나 환자인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과업이 무엇보다 우리가 취해야 할 최고의 가치"라고 당부했다.
오 총장은 "의사 양성과 관련한 견해의 차이가 존재 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교수님들의 진료와 의학교육 노력은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 공감영역을 넓혀야 한다"며 "현 의대정원 증대와 관련해 다른 입장을 추구하는 교수님이라도 국민 생명권과 직결된 진료행위는 어떠한 이유에서라도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오 총장은 "교수님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대학과 병원을 창설하신 아산 정주영 회장님의 창학정신과 '숭고한 인간애'를 기억하고 실천해야 한다"며 "OECD 의료선진국에서조차 부러워할 수준의 아산병원과 지역 의료혁신을 선도하는 울산대학교 부속병원에 소속된 교수님들은 평범한 의료인 또는 교수 한사람으로서가 아닌, 국민 의료 환경을 혁신하는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계시다고 저는 믿는다"고도 했다.
한편 타 대학에서도 총장들이 의대 교수들에게 호소문이나 서신을 보내는 방식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 33개 대표자들이 이날 다시 만나 행동 대응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9일 총회를 가졌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오후 늦게 온라인 회의를 열고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전공의 미복귀 사태 등을 논의한다.
전의교협은 이날이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과 유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제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대·연세대·가톨릭대 등 19개 의대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들은 전의교협과 별도의 기구를 꾸리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화상회의를 갖고 오는 15일까지 각 의대 교수들의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13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2024.03.13. [email protected]
일선 의대에서는 의대생들의 수업거부, 집단 휴학 신청 등이 이어지고 있다. 학칙을 엄격히 적용하면 집단 유급에 해당할 수 있는 사례가 이미 나온 상태다.
수업 거부를 이어가던 한림대 의대 본과 1학년 83명은 지난주 해부신경생물학교실 한 주임교수로부터터 수업일수 미달로 유급될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한림대 학칙에 따라 3주 이상 결석하면 출석 미달로 F학점 처리된다. 의대는 유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수강 과목 중 하나라도 F를 받으면 유급 처분된다.
일부 교수들 사이에선 병원 진료를 거부하고 수업에만 집중하겠다는 '겸직 해제'나 자발적 사직서 제출 등의 집단 행동을 결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당 강의는 지난 1월19일 개강했고 학생들의 결석일수가 3주에 달했을 시점에 문자가 전송됐다. 다만 한림대 측은 "유급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 역시 의사이므로 의료법에 따른 '진료유지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동시에 대학을 통해 집단행동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 경기 가천대를 방문해 이길여 총장과 의무부총장, 의대 학장, 기획처장 등을 만난다.
이 부총리는 전날 의대 정원 규모가 가장 큰 전북대를 찾은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의대를 보유한 대학을 찾는다. 그는 이날 학생들에겐 복귀를, 의대 교수들에겐 학생 곁을 지켜 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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