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감독의 당부, 대승으로 응답한 한화 선수들
최원호 전 감독, "본연의 책임과 의무 다하길" 선수들 응원
채은성 "경기서 최선 다해 이기려 하는 것이 도리" 다짐
정경배 감독대행 체제 첫 경기서 롯데 완파하며 출발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한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김주희 기자 = "지금 좋은 흐름을 타고 있으니 누구와 함께하든 여러분들은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바란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내려 놓은 최원호 전 감독은 28일 선수들과 마지막 만남에서 당부를 남겼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남아있는 선수들이 의지를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밖에서 응원 많이 할 테니 우리가 목표로 하는 포스트시즌에 꼭 가주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한화 사령탑에 올랐던 최 전 감독은 27일 지휘봉을 내려놨다. 개막 전 기대와 달리 팀이 하위권에 머무르자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이날 홈구장 라커룸에서 선수들과 마지막 미팅을 진행했다.
프로야구 한화 최원호 감독. (사진=한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6경기에서 팀이 5승 1패로 반등세에 있던 가운데 최 전 감독의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선수단도 크게 놀랐다. 감독대행을 맡게 된 정경배 수석코치는 2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감독님이 굉장히 힘들어 하셨다"면서도 "최근에는 팀이 상승세로 올라와서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이 (감독의 사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나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주장 채은성은 "우리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됐다"며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예상치 못한 결별을 맞이했지만 남은 경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채은성은 "(최원호) 감독님도 말씀하셨고, 나도 선수들에게 따로 이야기했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고 우리는 계속 해나가야 한다. 잠시만 슬퍼하고 오늘 경기는 경기대로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해야 한다. 그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약속대로 한화 선수들은 최 전 감독이 떠난 뒤 첫 경기를 치른 이날 롯데를 상대로 12-3 완승을 거뒀다.
선발 문동주가 6이닝 3실점으로 안정적 투구를 펼치고, 타선은 뜨거운 화력을 내뿜었다. 5회에만 8점을 챙기는 집중력을 발휘하는 등 장단 15안타로 롯데 마운드를 흠씬 두들겼다.
사령탑의 중도 퇴진으로 다소 어수선했던 흐름도 승리로 다잡았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194(36타수 7안타)로 고전하던 채은성도 이날 2안타 2타점를 때려내며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우리의 일인 것 같다"는 다짐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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