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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끌려간 바이든…민주당 '후보 교체론' 솔솔 [美대선 1차토론]

등록 2024.06.28 17:08:50수정 2024.06.28 18: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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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당원들, 후보 교체 요구…바이든 "사퇴 안 한다"

카멀라 해리스, 개빈 뉴섬 등은 교체 가능성 일축

자진 사퇴 안 하면 불가능…"오바마, 펠로시에 달렸다"

[애틀랜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애틀랜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첫 대선 토론회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으면서 민주당 내부에선 후보 교체론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진행된 CNN 주관 첫 대선 TV 토론회에서 미국을 4년 더 이끌 역량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는 쉬고 작았으며, 또렷하고 당당한 태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질문과 상관없는 답변으로 토론을 흐려도, 의제를 다시 가져오지 못하고 끌려가는 모습만 보였다.

결과적으로 최대 약점인 고령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4년 더 국정 운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만 키우게 됐다.

민주당 내부에선 경악과 절망의 목소리가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 출신인 밴 존스는 CNN에 출연해 토론을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다며 "바이든을 사랑하고 같이 일한 적도 있지만, 그는 전혀 잘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낸 훌리안 카스트로도 CNN에 "바이든 대통령은 준비가 안 된 것 같았다"며 "기준 자체가 매우 낮았는데, 그조차 넘지 못했다. 트럼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만큼 강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메인주=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국 메인주 사우스 포틀랜드 브로드웨이 볼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을 지켜보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손으로 머리를 짚고 있다. 2024.06.28.

[메인주=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국 메인주 사우스 포틀랜드 브로드웨이 볼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을 지켜보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손으로 머리를 짚고 있다. 2024.06.28.


"트럼프 못 이긴다"…당원들, 후보 교체론 제기

토론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승으로 판정되자 민주당원 사이에선 대선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강력 지지해온 한 베테랑 민주당 전략가는 뉴욕타임스(NYT)에 "물러나라는 요구가 쇄도할 것"이라며 "바이든에 대한 민주당원의 애정은 깊었지만, 이제 말라 버렸다. 정당은 이기기 위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2020년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경쟁 후보였던 앤드루 양은 토론 종료 전 소셜미디어(SNS)에 "민주당은 더 늦기 전에 다른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을 교체하라'는 뜻의 해시태그도 달았다.

미국 NBC에 따르면 친(親) 바이든 성향의 한 하원의원은 대선 후보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공개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틀랜타=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애틀랜타=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CNN 스튜디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일 대 일 TV 토론을 하고 있다. 2024.06.28.


바이든 "사퇴 없다"…대체 후보군도 "배신 않겠다" 일축

바이든은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퇴 요구 관련 질문에 선 그으며 "거짓말쟁이와 토론은 어렵다"고 말했다. 토론을 잘했다며 자찬하기도 했다.

고문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하게 밝혀왔다. 첫 대선 토론회를 통상보다 3~4달 앞당긴 점도 이번 대선에 자신과 트럼프만 있을 뿐, 다른 후보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뜻이라는 설명이다.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교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서 부진했던 건 인정하지만, 최종적으론 승리할 것이라고 두둔했다. 뉴섬 주지사도 "난 바이든 대통령에게 결코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 그었다.

[시애틀=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의 한 술집에서 시민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을 지켜보던 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2024.06.28.

[시애틀=AP/뉴시스] 27일(현지시각) 미국 시애틀의 한 술집에서 시민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을 지켜보던 중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2024.06.28.


자진 사퇴 안 하면 교체 쉽지 않아…"오바마, 펠로시에 달렸다"

교체 절차는 쉽지 않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당사자 동의 없이 후보자를 교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로 결정된 후보를 당 스스로 뒤집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8월 전당대회에서 후보로 공식 지명되기 전 자진 사퇴한다면 가능성은 있다. 1차 투표에서 대의원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700여명으로 구성된 슈퍼 대의원이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

전당대회 후 사퇴하면 500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후보를 선출하지만, 막후 모략과 정치적 혼란 등을 고려할 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진 사퇴 시 러닝메이트인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자동 승계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후보 교체 여부가 현재 민주당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인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NBC는 오바마와 펠로시가 후보 교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말하면 바이든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이 입장 표명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바이든의 입지가 위태로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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