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교수들 "전공의, '불합리 정책' 거둬야 올 것"

서울대교수비대위, 전공의 사직완료일에 기자회견

"시한 정해 압박하는 대신 합리적 정책 수립 필요"

"전공의·의대생 지지"…강행된 정책 거둬들여 달라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환자·보호자들이 오가고 있다. 지난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이어온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지난 21일 투표를 통해 휴진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오늘부터 복귀해 정상 진료를 시작했다. 2024.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처리를 15일까지 완료해달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서울대 병원 교수들이 전공의 사직서 수리 일자는 전공의의 의사를 존중해 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대 양윤선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님께'라는 입장문을 통해 이같이 요구했다.

또 비대위는 "진료 공백의 해소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시한을 정해 전공의들을 압박하는 대신 지금이라도 정책을 바로 세우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책결정과정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정부의 조치에도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대위는 "오늘은 복지부에서 소속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를 확인하여 결원을 확정하 라고 요구한 날"이라며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하고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특례도 마련해 줬다. 전공의의 복귀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조치로 전공의들을 돌아오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것은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정책 추진 강행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으며 그 정책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도 지적했다. 비대위는 "정책결정과정 역시 여전히 일방적이고 불투명하기 때문"이라며 "저들의 절망은 여전한데 처벌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복귀를 기대하기 어렵다. 전공의들의 복귀를 진정 바란다면, 애초에 이들이 왜 사직서를 냈는지 그 이유부터 생각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전공의 7대 요구조건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정책으로 모두 반영됐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비대위는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2000년 의약분업 사태 후 만 들어졌던 ‘의료제도발전특별위원회’를 통해 비슷한 정책이 만들어 졌으나 지금까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 방향은 바람직하나 당장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실현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전문의 중심, 중증 질환 중심의 상급종합병원은 바람직한 방향이나 당장 2025년에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을 상황에서 인력은 어떻게 채우고 이에 필요한 재정은 어디서 마련할 예정인가"라며 "경증, 중등증 질환을 가진 국민들께 상급종합병원의 구조전환에 대한 동의를 먼저 얻을 계획은 있는가"라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비대위는 전공의, 의대생에 대한 지지의사와 함께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전공의와 학생들의 의지를 지지한다"며 "이들이 하루빨리 의료현장과 배움의 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의료계가 다시 환자를 살리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이제라도 일방적으로 강행된 불합리한 정책을 거둬들여 달라"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복귀 전공의들은 이날까지 사직 또는 복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달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 전에 결원 규모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모든 전공의에 대해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 복귀한 전공의와 사직 후 올해 9월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수련 특례를 적용하겠다고 유화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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