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끝없는 잡음에 문체부·스포츠윤리센터 나섰다 [축구협회 홍명보 선임 논란③]

등록 2024.07.22 07: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홍명보 감독 선임 이후 축구협회 향한 비판 최고조

문체부 감사·스포츠윤리센터 조사…성실히 응해야

박문성 위원 "과정과 절차 문제 있는 그대로 말해야"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2.16.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2.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감사가 결정됐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대표팀 운영 등이 조사될 예정이다.

승부조작 사범 사면 사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실패,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좌절 등 축구협회는 출범 이래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범국민적 분노는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면서 극에 달했다.

축구협회 수장 정몽규 회장으로부터 사령탑 선임 관련 전권을 받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홍 감독을 선택했고 그동안 강조됐던 공정성과 투명성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결국 과거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전직 국가대표들이 비판을 이어갔다.

감독 선임 과정에 함께했던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은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 홍 감독의 선임은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니다. 앞으로 전력강화위는 필요 없다"고 폭로했다.

한국 축구 전설 박지성 전북 테크니컬 디렉터는 "이렇게밖에 될 수 없었다는 사실이 아쉽고 슬프다. 이미 축구협회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며 이례적으로 쓴소리를 남겼다.

이 밖에도 이영표 해설위원, 안정환 해설위원, 이천수, 이동국, 조원희, 김영광 등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축구협회는 궁지에 몰렸다.

[인천공항=뉴시스] 김근수 기자 = 홍명보 신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15. ks@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김근수 기자 = 홍명보 신임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외국인 국가대표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차 출국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07.15. [email protected]

결국 문체부가 직접 나서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문체부 이정우 체육국장은 지난 19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축구협회에 대한 기초 조사를 진행했고 문제점이 발견돼 감사로 전환하게 됐다"며 "홍 감독 선임 과정과 축구협회의 재정 및 운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15일 문체부 관계자는 "축구협회의 자율성을 존중해 언론에 기사가 나와도 지켜봤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생각"이라며 "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하자는 없는지 살펴보겠다"고 예고했다.

조사 예고로부터 나흘이 지난 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확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문체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 역시 홍 감독 선임과 관련된 신고가 접수됐다며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거라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관련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2.1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관련 대한축구협회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2.13. [email protected]

축구협회는 문체부 감사와 스포츠윤리센터 조사에 성실히 응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지난 19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축구협회가) 스스로 이런 상황을 만든 셈"이라고 꼬집으며 "(감독 선임까지)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시간적, 물리적으로 여러 가지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과정과 절차 그리고 결과 모두 납득이 되거나 만족할 수준이 아니니 이런 사태까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회는 외부에서 조사가 진행될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던데 적절하지 않다. 인사 구조나 운영 질서를 흔들 경우 제재를 하지만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것 자체는 아니다. 과거 FIFA나 유럽축구연맹(UEFA) 스캔들 역시 외부 조사가 진행됐다. 협회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문성 위원은 축구협회가 박주호 위원에게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했던 부분도 지적했다.

그는 "박주호 위원이 이야기했을 때 (팬들을) 납득시키거나 이해시킬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이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식으로 나가면서 해명하지 못하고 강경 대응한 것이 강경 대응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축구협회는 팬들 반발과 전직 대표 선수들 지지에 밀려 박주호 위원과 관련한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철회했다.

끝으로 박문성 위원은 문체부 감사 결정에 대해 "올해 축구협회가 국정 감사가 가능한 유관 기관으로 등록된 만큼 성실하게 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과정과 절차에 문제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니 모든 걸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축구협회 관계자는 "조사 요청이 들어오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이제라도 엉킨 매듭을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의 암흑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