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 '크레졸' 투자 연기…사업 재개 시기는 여전히 미정
올 초 '고순도 크레졸' 사업 무기한 미뤄
높아진 차입금·부채비율…투자여력 한정적
태양광에 조 단위 쏟으며 케미칼은 '숨고르기'
[서울=뉴시스]한화솔루션 울산 공장. (사진=한화솔루션) 2024.09.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이 신사업으로 낙점했던 '고순도 크레졸' 투자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회사 현금 창출력이 낮아졌고, 태양광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며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 초 헬스케어 및 플라스틱 첨가제 원료로 쓰이는 고순도 크레졸 사업 투자를 무기한 연기한 뒤 아직 투자 여부가 정해지지 않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020년 11월 고순도 크레졸 시설 신규 투자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은 1700억원을 투자해 2021년 4월부터 전남 여수 산업단지에 연산 3만톤 규모의 고순도 크레졸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크레졸 분야에서 세계 3위로 도약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세웠다.
그러나 이 계획은 수 차례 연기 끝에 지난 1월 "연구개발(R&D) 및 설비 보완을 거쳐 투자 진행을 추후 정하겠다"며 무기한 연기됐다. 다만 집행하기로 했던 투자 예정 금액 1707억원 중 1674억원은 기집행됐다.
한화솔루션은 신사업 진출 의지는 있지만, 고순도 크레졸이 처음 시도하는 분야인 만큼,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연구개발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투자를 연기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화솔루션이 신사업을 위한 투자를 더 집행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한화솔루션 현금 창출력이 낮아지고, 이에 따라 재무 부담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태양광사업을 맡은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2개 분기 연속 적자이며, 석유화학사업을 담당하는 케미칼부문도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한화솔루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부채 비율은 197.1%로, 차입금도 12조원을 넘어서며 재무 압박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역대 최대인 7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해 부채비율 개선에 나섰지만 높은 이자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단지를 짓는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지에서 태양광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밸류체인의 연 생산 능력을 8.4GW(기가와트)로 확대하는 이 프로젝트는 3조2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다.
재무 부담 와중에 이 솔라 허브 프로젝트에 조 단위 투자를 쏟아붓고 있는 만큼, 케미칼 부문에서 크레졸 신사업을 투자하기에는 현금 여력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투자를 더 늘려 신사업을 확대하기보다는 기존에 하던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순도 크레졸 사업의 투자 재개 여부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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