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주여성들 모국어로 나주 관광안내서 펴낸다
나주문화원 "다문화를 '다 우리의 문화'로 풀어가자"
나주 문화유산 활용사업 '조선의 도시로 가자! 달빛에 취하고 쪽빛에 물들고' 참여자들. (사진=나주문화원 제공) [email protected]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전남 나주문화원이 이질적으로 받아들이는 '다문화(多文化)를 '다 우리의 문화'로 품고 풀어가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목받고 있다.
23일 나주문화원에 따르면 결혼이주 여성들이 자신의 모국어로 현재 거주하는 나주지역 관광안내서를 직접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주문화원이 나주시가족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추진한다.
다문화 여성들에게 결혼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고 문화를 통해 한국과 이주여성의 모국 문화를 좀 더 가깝게 잇기 위해 기획했다.
우선 나주지역에 가장 많이 거주하는 베트남 국적 가정주부 5명을 추천받아 그들이 직접 문화재나 관광지를 방문하고 사진도 촬영하면서 베트남어로 안내문을 작성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원고는 수정과 편집 과정을 거쳐 '안내서'로 제작해 광주공항과 나주역 등 지역 관광안내소와 나주시가족센터, 베트남 유학생 등에게 배부할 예정이다.
[나주=뉴시스] 조선시대 지방 객사(客舍)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남 나주에 소재한 금성관(錦城館·보물 제2037호) 일원 전경. (사진=나주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주문화원에선 프로그램 실행에 앞서 베트남 가족 30명을 초대해 조선시대 최대 객사인 금성관(錦城館·보물)과 영산강 황포돛배, 국립나주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나주의 전통문화인 천연염색까지 직접 체험 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윤여정 나주문화원장은 "전남 곳곳에 정착한 외국인을 접할 때마다 그들의 문화를 '다문화가 아닌 다(우리의) 문화'로 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또 우리 이웃으로 정착한 그들이 한국의 문화를 모국어로 표현해 봄으로써 문화의 다양성을 서로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어 "무엇보다 새롭게 이주해 온 이들에게 나주의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안내서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오는 10월까지 작업을 마무리 짓고 책이 발간되면 많은 호응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나주 관광안내서 제작 프로그램은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나주시가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13년 연속 선정돼 이어가고 있는 '조선의 도시로 가자! 달빛에 취하고 쪽빛에 물들고'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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