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지쳐가는 우리 몸…습도 무시하다 '골병' 든다
장마철 날씨 속 심혈관 건강에 영향
높은 습도, 식중독 감염 등 주의해야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비가 내린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4.07.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습기는 식중독 감염, 심혈관질환 악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장마철 날씨는 심혈관계 질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의 몸은 혈압을 약간 떨어트려 더위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하지만 장마철에는 평소보다 기온이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기온이 내려가면 오히려 혈압은 상승한다. 평소 고혈압이 있던 사람이 주의하지 않으면 기온 변화에 따른 혈압 상승으로 뇌출혈, 뇌경색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져 내분비 및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지기 쉽다. 특히 제습을 위해 에어컨을 장시간 가동하면 적정 체온 유지를 위해 혈관 수축과 이완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계속 변하며 심장에 부담이 가고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 고혈압 환자와 심혈관계 질환자는 실내외 온도를 섭씨 5도 이내 차이가 나도록 냉방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저혈압 환자도 장마철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기온과 기압에 영향을 받아 활성화된다. 기온과 기압이 낮아지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데 이는 혈압을 낮춰 심장박동을 느리게 한다. 저혈압 환자의 경우 장마철 저기압 상태가 되면 정상보다 낮은 혈압에 심장박동도 느려지게 된다.
또 장마철 급격한 습도 상승은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습도는 곰팡이 등이 활동하기 쉽게 만든다.
장마 전후 발생하는 식중독은 대부분 오염된 음식과 물 섭취다. 많은 강수량으로 하천과 하수가 범람해 채소류 등이 다양한 식중독균에 오염된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물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소화기계 증후군을 말하며 살모넬라, 포도상구균, 장염 비브리오 등에 의한 것이 많다.
대개 하루 이틀이 지나면 호전되지만 이틀 이상 계속돼 하루에 6~8회의 묽은 변을 보거나 대변에 피가 섞이는 경우, 2일 이상 배가 아프고 뒤틀리는 경우, 열이 동반된 설사로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병원에 가야 한다. 증상이 가장 빨리 나타나는 것은 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고서 1시간~6시간 이내에 구토와 설사를 하게 된다.
포도상구균성 식중독은 수분을 적절히 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항생제, 지사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음식 재료를 택배로 배송 받아 집 앞에 오래 방치하는 경우도 많다. 여름에는 드라이아이스와 아이스팩이 빨리 녹기 때문에 음식 재료를 신속하게 냉장 보관해야 한다. 또한 섭씨 5~60도는 세균이 가장 잘 증식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비가 계속 오는 장마철은 습도가 높아 불쾌지수를 높일 뿐만 아니라 음식을 잘못 먹으면 심한 배앓이를 할 수 있다"며 "식중독 예방을 위해 음식을 위생적으로 보관하고 가급적 음식은 익혀서 먹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혈압 환자는 불규칙적인 운동이나 습한 장소에서 긴 시간 머무르는 것을 자제해야 하며, 고온다습한 날씨에 발생 위험이 큰 식중독도 조심해야 한다"며 "장마로 인한 기온과 습도의 변화는 심뇌혈관 질환 발생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기온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여벌 옷을 챙기고 저염식과 저지방 식이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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