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행안부 산하 개발원, 인건비 맘대로 6% 올리고 식사비도 '펑펑'

등록 2024.08.18 08:35:00수정 2024.08.18 09:42:5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행안부, 지역정보개발원 종합감사 결과 공개

정부지침 준수없이 임의로 인건비 초과 인상

이사회 보고 안 해…행안부도 별도 조치 없어

공식 업무추진비, 내부직원 일상업무 뒤 사용

행안부, 담당 경고 처분 통보…잔액 전액 반납

[서울=뉴시스] 한국지역정보개발원 홈페이지 캡쳐.

[서울=뉴시스] 한국지역정보개발원 홈페이지 캡쳐.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행정안전부 산하 기관인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이 정부 지침을 준수하지 않은 채 총인건비 인상률을 임의로 대폭 올리거나 업무추진비를 부적정하게 사용하는 등 조직을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정부 감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행안부에 따르면 행안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역정보개발원 종합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역정보개발원은 행안부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위·수탁 협약을 맺어 전자정부 구현과 지역 정보화 촉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다. 차세대 지방세입정보시스템과 고향사랑기부 플랫폼인 '고향사랑e음' 등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 결과, 총인건비 과다 책정 등 개발원의 방만 운영 문제점이 다수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개발원은 2021년부터 행안부의 경영실적평가 대상인 다른 산하 기관과 비교했을 때 총인건비 인상률을 가장 높게 산정한 것은 물론 행안부가 제시한 경영실적평가 기준(정부 지침)도 초과했다.

실제로 개발원은 2021년 총인건비 인상률의 경우 정부 지침(0.9%)을 초과한 2.39%로 산정했다. 이에 행안부는 개선을 요구했으나, 개발원은 이듬해인 2022년에도 정부 지침(1.4%)보다 높은 3.7%로 인상률을 책정했다.

개발원의 운영 재원은 지자체의 출연금과 분담금, 국가 지원금 등으로 충당된다. 인건비가 증가하면 이는 정부와 지자체의 사업비를 증가시켜 재정 부담이 커지며, 결국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개발원을 비롯해 행안부의 경영실적평가를 받는 산하 기관은 정부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데, 이를 번번이 지키지 않은 데다 지적을 받고도 지자체 등으로 구성된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총인건비 인상률을 정부 지침(1.7%)보다 4.2%포인트 초과한 5.9%로 대폭 인상하기도 했다.

개발원은 그러면서 행안부에는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 시 인건비 한도와 관련해 정부 지침 준수를 기본 방침으로 협의를 추진하고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말 뿐인' 개선 계획을 제출했다.

개발원 관리·감독 부서인 행안부 담당과 역시 이 같은 정부 지침 미준수에 대한 지적 사항이 포함된 경영실적평가 결과를 통보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위·수탁 사업 추진 시 공식 행사에서 식음료비 등 집행을 위해 편성된 '시책추진업무추진비'가 부적정하게 쓰이기도 했다.

개발원의 예산 편성 및 집행 지침에 따르면 시책추진업무추진비는 공식적인 위·수탁 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식음료비, 연회비, 기타 행사 경비 등에 집행해야 한다.

또 반드시 사전에 계획을 수립해 결재를 받아 1인당 1회 3만원 이하 범위에서 집행하고, 이를 지출할 때에는 집행 목적과 일시, 장소, 대상 등을 명확히 기재하도록 했다.

그러나 개발원은 매년 1억3000만원 정도를 시책추진업무추진비로 편성하면서 이를 대부분 내부 관계자끼리 일상적인 회의나 업무 협의 시 식음료비 등으로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개발원 직원 2명과 외주용역 업체 직원 4명 등 내부 관계자 6명은 회의 후 이틀 연속 점심 식사로 소막창 등은 먹은 뒤 시책추진업무추진비를 18만원씩 2회 집행했다.

또 부서 내 직원을 대상으로 업무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며 개발원 직원 4명과 외주용역 업체 직원 3명이 인근 식당에서 15만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1인 출장 시 3만원 한도의 식음료비를 업무추진비로 집행한 경우도 다수 있었다.

행안부는 "통제 없는 업무추진비 제도를 운영하고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등 문제가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개발원은 수탁 사업을 수행하지 않은 인력이나 휴직자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등 인건비를 부적정하게 집행하고, 수탁사업 종료 시 반납해야 하는 집행 잔액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5년간 잔액은 28억원이다.

행안부는 이번 감사 결과와 관련해 개발원장과 행안부 장관에게 담당자들을 각각 경고 등 처분 조치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업무추진비 편성과 집행을 보다 철저히 점검하고, 집행 잔액을 전액 반납하도록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