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삼성 부당합병 혐의' 공소장 변경…삼바 1심 회계 문제 포함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 등
'삼성바이오' 반영 공소장 변경 허가
1심서 배척된 '위수증' 관련 공방 진행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9.30. [email protected]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로직스 측의 일부 회계처리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검찰은 이를 이 회장의 재판에 반영하겠단 취지다. 재판부는 "방어권 침해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직원의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 27일 재판부에 이 회장 등에 대한 공소장을 변경해달라는 취지의 허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선고된 로직스의 행정소송 1심과 관련한 내용을 공소장에 추가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검찰은 ▲형식적 이사회 결의를 통한 합병 거래 착수 및 업무상 배임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 나스닥 상장 허위 추진 계획 공표 ▲국민연금 상대 허위 정보 제공 등 총 10가지 항목에 대한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로직스가 고의로 회계기준을 누락했다는 금융당국의 판단에 반발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로직스의 회계처리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은 "(관련 사건에서) 사실관계가 새롭게 확인됐고, 추가로 수집한 증거가 반영될 필요가 있어서 그에 대해 상세히 말할 필요가 있다"며 "항소심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9.30. [email protected]
재판부는 "원심에서 나타났거나 충분한 변론의 대상이 돼 방어권에 대한 침해 여지는 없어 보인다"며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또 원심의 증거 판단의 위법성과 관련해서도 검찰과 변호인 측의 의견을 청취했다. 앞서 1심은 검찰이 제시한 주요 증거에 대해 "증거능력이 없다"며 배척한 바 있는데 채택되지 않은 증거만 3700여 개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압수수색이) 주요기업 대상이었고 이목이 쏠려 유념했다"며 "그럼에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전체가 절차를 위반했다는 1심의 판단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당시 검사가 제출한 수사보고서만 보더라도 별도의 선별 절차 없이 저장된 파일 일체를 압수한다고 고지했다"며 "수많은 무관 정보가 제외되지 않고 압수된 점만 봐도 분명한 위법수집증거"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항소심 2차 공판기일을 오는 10월14일로 지정했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부회장을 맡았던 당시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2020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2012년 작성한 '프로젝트 G'라는 문건에 주목해 회사가 이 회장의 승계계획을 사전에 마련했고, 이에 따라 이 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 작업을 실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합병 비율에 따라 약 4조원의 차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산하며 이 회장에게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약 3년 5개월간의 재판 끝에 1심은 이 회장 등 삼성전자 전·현직 임직원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찰은 2140여 개에 달하는 추가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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