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결손에 지방재정 또 감액?…당해년도 불용 금지 목소리 커진다
29.6조 세수 결손에 11조~12조원 교부세 감소 전망
지방재정 타격 우려에 올해 국감서도 주요 이슈 부상
83개 지자체 중 74곳, 당해년도 교부세 감액 금지 '찬성'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세수 재추계 등에 대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2024.09.2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정부가 내국세에 연동돼 내려가는 지방교부세(금) 지급 규모를 2년 연속 대폭 줄일 예정이다. 지난해 세수결손을 막기 위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8조원을 불용처리한데 이어 올해 12조원 수준이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수결손 발생시 지방교부세(금) 불용 당해년도 발생 금지 제도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인데다 많은 지자체에서도 당해년도 교부세 감액 금지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사태가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6일 '2024년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 국세수입이 예산 367조3000억원 대비 29조6000억원의 세수결손을 예상했다.
재추계 결과 회계별로 일반회계는 327조2000억원으로 올해 예산(356조1000억원) 대비 28조9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별회계는 10조5000억원으로 올해 11조2000억원의 예산 대비 7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봤다.
지방교부세(금)은 국세수입과 연동돼 40% 가량인 11조~12조원 감소가 예상된다. 기재부는 지방교부세(금)를 얼마나 조정할 지 여부에 대해 향후 행정안전부, 교육부, 국회 등과 협의를 거친 뒤 정한다는 입장이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정정훈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지난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국세수입에 대한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수입은 지난해 보다 6.4조원 감소한 337.7조원으로 예산(367.3조원) 대비 29.6조원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은 안상열 기재부 재정관리관. 2024.09.26. [email protected]
지난해 기재부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 조기 상환한 돈을 국고채 상환 대신 일반회계에 예탁해 세수 결손을 메우는 데 사용했는데 올해는 같은 방식으로 세수 결손을 대응하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또 30조원에 달하는 여유재원이 있는 기금도 없는 상황이고 감액추경을 통해 지출을 줄이거나 세입 감액추경으로 국채발행한도를 높이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어 지방교부세(금) 지원 축소가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72조4473억원으로 책정된 지방교부세와 68조9000억원을 배정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대폭 감액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자체별 교부세 감액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64조~65조원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고 교육교부금은 5조3000억원 내외로 감액 조정이 유력하다.
일각에선 2년 연속 지방교부세(금) 미지급이 현실화될 경우 지방 재정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지방교부세(금) 감액으로 일부 지자체는 비상금을 꺼내고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했는데 올해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최상목(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윤상(오른쪽) 차관을 비롯한 부처 관계자와 대화하며 자료를 보고 있다. 2024.09.26. [email protected]
이에 따라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선 지방교부세(금) 미지급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국가부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고 세출을 줄이는 방안을 선택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거센 질타가 이뤄질 수 있다.
앞서 열린 2023년도 회계결산 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경 없이 지방교부세(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질타했는데 이 같은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민주당은 정부를 상대로 재정청문회를 열고 세수 결손이 발생하더라도 지방교부세 감액을 하지 못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지방교부세(금) 감액 이슈가 확대될 공산도 크다.
황명선 민주당 의원은 "지방교부세가 임의삭감되면서 지방정부의 사업이 대폭 축소되거나 삭감되고, 심지어 폐지되는 경우도 발생하면서 민생 현장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며 "기재부의 판단으로 교부세를 불용처리한 것은 지방자치와 민생현장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자체들도 추경 없는 교부세의 당해연도 삭감에 반대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보통교부세를 받는 172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보통교부세 제도 개선 의견 조사'에서 응답한 83개 지자체 중 74곳이 당해연도 보통교부세 감액 금지에 찬성했다.
용혜인 의원은 "세수 재추계 결과만으로 예산 편성된 보통교부세를 당해연도에 삭감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번 의견조사를 바탕으로 보통교부세 당해연도 감액을 금지하는 지방교부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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