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같았다" "속 병들어" 연예인들 왕따 피해 고백
박서준·성시경, 학창시절 왕따 피해 고백
개그우먼 천수정, 과거 직장내 괴롭힘 고백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박서준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레이어20 스튜디오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다. 오는 22일 파트1 공개. 2023.12.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인선 인턴 기자 = 배우 박서준과 가수 성시경, 개그우먼 천수정 등 연예인들의 왕따 경험 고백이 잇따르고 있다.
성시경은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요즘 왕따 논란이 많지 않느냐. 처음 얘기하는데 1학년 때부터 4학년 때까지 진짜 지옥이었다"며 "'끝나고 남아라'고 하는데 난 누굴 때리는 성격도 아니고 싸움도 싫었다. 근데 지나고 나니 누굴 때린 거보다 다행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학폭이) 얼마나 지옥 같은 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애들이 참 순수한데 순수한 만큼 너무 못됐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서준은 학창 시절 왕따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성시경이 "넌 허우대도 멀쩡하고 키도 크지 않느냐.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인기가 없지 않았을 거 아니냐"고 묻자, 박서준은 "어렸을 때 왕따도 좀 당했다. 초등학교 때 당했고, 중학교 때는 자연스럽게 조용한 부류 중 한 명이 됐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시스] 7일 성시경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 만난 서준이한테 반해버렸습니다’라는 제목으로 ‘만날 텐데’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박서준은 "어렸을 때는 진짜 소심하고 낯가림도 엄청 심했다. 쑥스러워서 식당에 가 주문도 못했다"라며 "중학교 3학년 때 어디 가서 말도 못해 내 자신이 XX 같았다. 결국 자존감과 자신감 문제다. 연기를 시작하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앞서 개그우먼 천수정이 과거 동료 개그맨들의 따돌림과 폭행으로 연예계를 은퇴했다고 폭로했다.
천수정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데뷔 초부터 개그우먼으로 활동하는 내내 남모를 아픔으로 너무나도 괴로웠고 불안한 마음뿐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퇴 후 한국을 떠나 현재 남편과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천수정은 "한국에서는 불안한 마음뿐이었다. 데뷔한 해 방송사 두 곳에서 신인상을 받을 만큼 겉으로는 인정받은 것 같았지만 사실 속은 병들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울=뉴시스] 천수정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내가 개그우먼을 때려친 이유, 이제는 말할수 있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사진= 천수정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영상에서 천수정은 직장 내 폭력으로 거대한 빙산을 만난 나룻배가 된 것 같았다고도 했다.
그는 "그때는 파도에 휩쓸려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돌이켜 보면 화려한 게 전부가 아니었던, 진짜 나를 잃어버렸던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국을 떠나 호주로 도피도 해봤고, 다른 일을 찾아보고 상담도 받으며 잊으려고 노력해봤지만, 트라우마가 된 시간들은 나를 오랫동안 쫓아다니며 괴롭혔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힐 줄 알았지만 오히려 나를 더 가뒀다"고 호소했다.
그는 당시 피해 내용에 대해 "도를 넘은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당했고, 여자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치심들과 집단 따돌림. 지금은 갑상선 질환으로 그때와는 변해버린 목소리지만 20대 초반의 내 목소리가 듣기 싫다며 윽박지르며 비웃었던 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뛰고 가슴이 아프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더는 견디기 힘들어 떠나고 싶었다. 당장 이 직업을 때려치우지 않으면 살 수가 없었다. 그만두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나를 패배자라고 비난했지만, 나는 잃어버린 나를 찾아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천수정은 "아직도 집단 따돌림 가해자인 동료 개그맨들이 나오는 한국 TV 프로그램을 못 본다"며 "가해자가 아닌 내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며 살았던 시간이 부질없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이젠 내가 개그우먼이라는 직업을 때려치운 이유,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속 시원히 말할 수 있다"며 "최고의 복수는 용서하는 것이더라. 나는 용서하려고 한다. 화려했던 그때보다 평범한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밝혔다.
한편 천수정은 2008년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그해 방송연예대상에서 코미디·시트콤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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