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안 올려…세금 감안해야"
"양쪽 공개매수 세금 차이 고려해야"
"해외 투자자 MBK 응하면 세율 유리"
"가격 주당 83만원 유지해도 충분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고려아연과 영풍·MBK파트너스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건물 내부 안내문에 고려아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8시 종로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개최한다고 이사진들에게 통보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MBK 연합은 "양측 공개매수의 세금 차이를 고려하면 여전히 우리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과 트로이카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베인캐피탈)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83만원에서 주당 89만원으로 올렸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매수 물량도 기존 최대 372만6591주(지분율 18.0%)에서 최대 414만657주(20.0%)로 확대했다.
반면 MBK 연합은 기존 주당 8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을 유지할 예정이다. 가격을 동결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결정이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개인 주주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에 응하면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돼 세율이 최대 49.5%로 올라간다.
특히 해외 투자자는 MBK 측에 참여하면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고려아연 쪽에 응하면 15% 안팎의 세금을 내야 한다.
예를 들어 평균 주당 40만원에 고려아연 주식을 산 해외 투자자가 MBK 연합의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주당 43만원의 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고려아연 쪽에 응하면 주당 49만원의 이익을 내도 세금(약 7만3500원)을 감안하면 실질 이익(주당 41만6500원)이 더 적어진다.
MBK 연합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렸지만, 개인 투자자와 해외 기관 투자자가 내야 하는 세금 차이를 고려하면 여전히 우리 쪽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며 "현재 주가를 보면 시장에서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11시 8분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79만90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보다는 1.27% 오른 수치이지만,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보다는 10%가량 낮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 측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가를 올리며 승부를 걸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거의 없어 보인다"며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수에 성공하더라도 배임과 주식 유통수 감소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가 남아 있어 최 회장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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