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 결산]윤, 원전·공급망 동맹 확보…아세안선 '안보·평화 연대' 시동
필리핀·싱가포르 국빈 방문, 라오스 아세안 참석
필리핀·싱가포르·아세안 모두 최고 단계 파트너십 격상
바탄 원전 MOU…중동-유럽-동남아 'K 원전 동맹' 꾀해
세계 최초 SCPA 맺어 5일내 대응 가능한 '공급망 동맹'
아세안과는 CSP 수립…경제 넘어 안보협력 강화 기틀
아세안 정상회의서 북핵·러북 협력 우려 메시지 환기
"아세안·인태 평화 안길 자유통일 한반도 힘 모아달라"
이시바 일 총리와 첫 정상회담도…양국 관계 발전 확인
[비엔티안=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국·일본·중국) 정상회의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를 비롯한 아세안 정상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왼쪽부터 태국 패통탄 친나왓 총리, 베트남 팜 밍 찡 총리, 윤석열 대통령,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 의장국인 라오스 손싸이 시판돈 총리, 중국 리창 총리. (공동취재) 2024.10.10. [email protected]
[비엔티안=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박 6일간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공통적으로 도출한 합의는 상대국·기구와 최고급 파트너십 격상이다.
필리핀·싱가포르와는 '전력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고,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CSP)’로 나아갔다. 모두 양국 또는 양측 관계에 있어 최고 단계다.
국가·국제기구 간 최고 단계 파트너십 수립은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의 기틀이 마련된 것으로, '동맹'에 맞먹는 수준의 협력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필리핀과는 수교 35년 만에 최고 단계 파트너십을 맺어 '원전 동맹'의 기틀을 마련했고, 싱가포르에서는 내년 수교 50년에 맞춰 최고 단계로 격상하기로 하고 '공급망 동맹'에 근접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 국빈방문에서 38년간 중단됐던 바탄 원전 재개 공사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 한국수력원자력이 타당성 조사에 참여하게 됐다. 타당성 조사에서 원전 재가동으로 결론이 나면 한수원은 해당 사업 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신규 원전 건설 참여에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과 원전 계약을 맺게 되면 20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24조원 규모)에 이어 K-원전'이 동남아시장까지 진출, 중동-유럽-동남아로 이어지는 원전 동맹을 구축한다는 게 윤 대통령의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두번째 국빈방문국 싱가포르에서는 '공급망 협력'에 공을 들였다.
윤 대통령은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공급망 협력협정(SCPA)' 체결에 합의했다.
이는 한국과 싱가포르가 세계 최초로 맺은 협정으로, 평시에는 공급망 복원력 증진을 위한 물류를 개선하고 위기가 발생하면 양국 고위급이 만나 5일 내에 긴급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SCPA 체결에는 중동 정세 격화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는 국면에서 물동량 세계 2위인 싱가포르와의 연대를 '공급망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려 공급망 위기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렸다.
윤 대통령은 라오스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했다.
대화관계 수립 35년 만,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후 14년 만으로, 국가가 국제기구와 맺을 수 있는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이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경제 협력과 경제안보 측면에서 동남아 거대시장을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관계 격상은 안보 측면의 협력을 강화하는 기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안보 분야에서 국방과 방산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사이버 안보와 같은 신흥 안보를 아우르는 전략적 공조를 더욱 든든히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11월로 라오스로 예정된 한국과 아세안 간 첫 대면 국방장관회의가 국방 교류 협력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5년간 경제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방산 수출도 노려볼 수 있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번 순방 첫 방문국인 필리핀과도 군사 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물론 국제 규범에 도전해 역내 세계 질서를 흔드는 시도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그러면서 회원국들에 규범기반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연대를 강화하자고 역설하는 한편, 우리의 8.15 통일 독트린을 소개했다. 자유 통일 대한민국이 실현되면 역내 번영과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에 "북한의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아세안에 평화는 없다"고 북핵 문제를 환기시키면서 "단합된 의지와 행동 만이 역내 평화를 보장한다"며 '행동하는 연대'를 제안했다.
아세안에 중국과 러시아까지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그리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단합된 대응을 위해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동북아는 물론 아세안을 포함한 인태지역 구성원 모두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자유 통일 한반도를 달성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메시지에는 핵기반의 한미 동맹과 한미일 안보 공조에 더해 동남아와 동북아지역은 물론 인태 지역까지 '안보 연대'와 '평화 연대'를 구축, 북한의 도발과 국제사회 안보 이슈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은 또 이번 순방 계기에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신임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시바 총리 취임 9일 만에 첫 만남을 가진 것이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 발전과 긴밀한 소통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불법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핵·미사일 위협에도 긴밀히 대응하기로 했다.
[비엔티안=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3(한국·일본·중국)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1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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