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백령도발전소 인근 기름 유출·토양오염 심각

허종식 의원, 한전 국감자료

"재생에너지 도입 검토해야"

[인천=뉴시스] 옹진군청 전경. (사진=옹진군 제공)

[인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인천 옹진군 백령도발전소 안팎에서 발암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 이상으로 잇따라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발전소 운영 방식을 재검토해 재생에너지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이 지난 2021년 백령도발전소 증설을 위해 인근에 매입한 남포리 일원 토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2000㎎/㎏)를 초과한 3601㎎/㎏까지 검출됐다.

지난해 3월 보강토 옹벽 굴착 작업 중 오염토를 발견해 정밀조사한 결과 349㎥ 토양이 오염된 것이다. 한전은 11월 정화공사에 착수, 지난 5월 오염토 정화를 마무리했지만 증설공사는 여전히 중지된 상태다 .

한전은 현재 발전소 용량을 1만5000㎾에서 2만100㎾로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웠으나, 오염 문제로 인해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백령도발전소에 대한 토양오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전에 따르면 2020년 발전소 부지에서 기준치 (2000㎎/㎏)를 초과한 2864㎎/㎏의 석유계총탄화수소가 검출되는 등 최근 5년 동안 4차례나 오염토가 발견됐다.

한전은 지난 2020년 10월 연료이송 배관에서 기름 누출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다음해인 2021년 정밀조사에 나선 결과 211㎥ 상당의 토양이 오염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 2023년 7월 주민들이 요청한 발전소 주변 토지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통해 3273㎥의 토양이 오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옹진군이 내년 6월 말까지 오염토 정화를 명령한 가운데, 한전은 최근 주민보상금 지급을 마쳤으며 이달 말부터 오염토 정화와 폐송유관 철거 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허종식 의원은 "기름 유출과 토양 오염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전의 자회사 위탁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백령도 발전소 운영 방식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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