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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신와르 살해…드론과 열감지, 소변 DNA 분석 입체 추적의 결과

등록 2024.10.20 00:03:14수정 2024.10.20 05: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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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러 기관 협력 조직 ‘퓨전 셀’ 가동

터널에서 발견한 소변 샘플 DNA로 신와르 확인

3명의 남자 사살 후 이튿날 신와르 흡사 인물 발견

이스라엘방위군(IDF)이 17일(현지시각) 공개한 하마스 수장 야흐야 신와르의 마지막 모습. (사진=IDF 영상 캡처) 2024.10.19.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방위군(IDF)이 17일(현지시각) 공개한 하마스 수장 야흐야 신와르의 마지막 모습. (사진=IDF 영상 캡처) 2024.10.1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는 전임 이스마일 하니야나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처럼 이스라엘군이 은신 장소를 정확히 파악해 표적 타격으로 살해되지 않았다.

가자 남부지구에서 우연히 조우한 이스라엘군의 신병 부대가 총격전 끝에 3명의 민병대를 사살했는데 무너진 건물에서 발견된 시신 중에 신와르가 발견됐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정황이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장기간에 걸쳐 하마스 지도자를 추적하고, 전투 현장에서 발견한 소변까지 수거해 분석한 끝에 신와르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 제거하게 됐다고 전했다.

후에 신와르로 확인된 인물에 대해 저격수 등을 동원한 마지막 사살 장면도 자세히 보도했다. 

미국, 드론과 열감지 장치 그리고 ‘퓨전 셀’ 대응조직  

   
미 국방부 대변인 패트릭 S. 라이더 소장은 17일 신와르 제거 작전에 미군이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작전이라고 했다.

NYT는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테러가 발생한 뒤 미군과 정보기관은 인질 뿐 아니라 하마스 최고 지도자를 ‘사냥’하는데 줄곧 이스라엘을 도왔다고 전했다.

가자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기관과 부서의 협력 대응 조직인 ‘융합 세포(FUSION CELL)’이 가동됐다는 것이다.

올해 초 제이크 셀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군과 정보기관이 오사마 빈 라덴과 다른 테러리스트들을 찾으면서 타깃을 찾아내는 전문성을 얻었으며 이는 이스라엘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특수작전부대가 통제하는 최소 6대의 MQ-9 리퍼가 투입돼 인질 찾기, 생명 징후 감시, 잠재적 단서 등을 이스라엘군(IDF)DP 전달했다.

드론이 파악할 수 없는 하마스의 광대한 지하터널 네트워크 파악에는 극비 지상 적외선 레이더를 통해 터널을 출입하는 사람들의 열흔적을 감지했다.

남부 가자지구를 순찰하던 이스라엘 부대가 신와르의 소재를 좁혀간데는 이같은 공중의 정보전이 있었다.

지상에서의 이스라엘군의 추적

신와르의 수색에는 군 특공대와 첩보원,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본부와 중앙정보국(CIA)에 설립된 특수 부대가 참여했다.

미국이 제공한 정교한 전자 감시 드래그넷과 지면 관통 레이더도 동원됐다.

8월 이후 신와르가 남부 라파의 텔 알-술탄에 있을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났다. 얼굴을 가리거나 경호원에 둘러싸여 이동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하마스 고위 간부이거나 인질일 수 있다고 봤다.

9월에는 터널에서 채취한 소변에서 신와르의 DNA를 발견했다.

1월 31일 이스라엘 특공대가 칸 유니스의 정교한 터널 미궁을 급습했다. 이스라엘은 이곳에 신와르가 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곳을 ‘왕국’이라고 불렀지만 그는 급습 며칠 전 떠났다.

당시 발견된 수년간의 비밀 회의 문서에는 지난해 10월 7일 테러를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지칭했다.

신와르는 전자기기를 이용한 통신을 하지 않아 감시망을 피했다. 라파와 칸 유니스간 ‘인적 통신’을 이용해 연락했다.

8월 31일, 이스라엘군은 텔 알-술탄의 지하터널에서 살해된 인질 6명의 시신을 회수했다. 구중 5명은 하마스가 10월 7일 음악 축제에서 납치한 사람들 시신이었다. 그들은 수일 전 처형된 것으로 봤다.

터널에서 발견한 소변 샘플 DNA로 신와르 확인

몇 주 후 같은 터널을 조사하던 이스라엘군은 소변을 발견하고 샘플을 채취해 DNA 검사를 한 결과 신와르가 이스라엘 감옥에서 수십 년간 지낸 유전적 정보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정확한 행방을 몰랐고 그가 죽었을 수도 있었다.

9월 말 하마스가 카타르의 협상팀에 메시지를 보내 7월에 무산된 휴전 제안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 메시지를 보고 신와르가 살아 있고 가자 지구의 잔해에서 그룹을 지휘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로 보았다.

텔 알-술탄 대대 사령관인 마흐무드 함단과 함께 있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그는 당시 살아 있다고 믿어지는 몇 안 되는 고위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몇 주 동안 텔 알-술탄 순찰을 강화했다.

이스라엘 군 관계자는 신와르가 사망한 순찰은 정확한 정보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단서를 수집하기 위한 시도였다며 16일 신와르 살해는 행운이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군 포위 지역 은신했던 신와르

그날 아침 3명의 남자가 이동하는 데 2명이 한 명을 따라갔다. 그 중 한 명이 신와르인 것은 몰랐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17일 “신와르는 우리 군대가 오랫동안 포위했던 지역에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신와르가 땅 위로 올라온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가끔씩 어둡고 폐쇄적인 지하 터널에서 올라와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하마스 군사 조직의 그림자 같은 수장인 모하메드 데이프를 죽인 7월 공습도 데이프가 땅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 주변 터널에 인질이 없다고 판단되면 하마스 대원을 연기로 몰아내기 위해 일부 터널에 농후한 무독성 가스를 주입하기도 했다고 군 관계자가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세 남자를 발견한 후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스라엘 군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

세 남자 중 두 명을 사살한 뒤 나머지 한 명이 들어간 건물에는 드론으로 내부를 조사했다.

그가 막대기를 던지며 저항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동영상 직후 저격수가 그의 머리를 쏘았고, 탱크가 건물을 향해 발포했다.

날이 어두워져 철수한 뒤 17일 아침 복귀하기로 했다. 하마스가 대피한 건물 안에는 종종 폭발물이 있기 때문이다.

이튿날 수색에서 신와르와 흡사한 남자가 발견됐다. 이마에 큰 구멍이 있고 무릎에 상처가 있었다. 심하게 다친 오른팔에는 출혈을 멈추기 위해 전선이 묶여 있었다.

이스라엘인들은 DNA 검사를 위해 그의 손가락 하나를 잘라냈고 그의 치아 사진을 찍어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신와르의 정보와 대조했다.

그의 시신은 텔아비브에 있는 국립 법의학 연구소에 도착해 부검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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