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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영 "편지는 마음 밀봉해 상대방에 주는 것"

등록 2024.10.22 13: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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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18년 만에 첫 산문집 '어떤 비밀' 출간

[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소설가 최진영이 말하고 있다.(사진=난다 제공) 2024.10.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소설가 최진영이 말하고 있다.(사진=난다 제공) 2024.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에세이는 제 이야기와 생각을 전면에 내세우는 글이기 때문에 주저하고 감추게 돼요. 문장 하나하나 나아갈 때마다 소설을 쓸 때와는 조금 다른 마음가짐 필요하더라고요."

소설가 최진영(43)이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뒤 18년 만에 첫 산문집 '어떤 비밀'을 출간했다.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최진영은 "소설은 저도 모르는 이야기 쓰는 거라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쓰기에 즐거움이 있었다"며 "에세이는 결과를 다 알고 내가 아는 이야기를 쓴다는 게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출판사에서) 원고를 읽고 너무 재밌다고 해주셔서 내 이야기가 나에게 재미없을 뿐 날 모르는 사람에겐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구나, 내 삶이 조금은 재밌는 삶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산문집은 작년 경칩부터 올해 우수까지 최진영이 24절기에 띄웠던 '절기편지'를 바탕으로 산문이 더해졌다. 최진영은 봄부터 겨울까지 바뀌는 시간의 흐름 속 살아있는 감각을 느끼기 위해 절기편지를 쓰게 됐다.

최진영은 "날씨와 계절은 삶의 좋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이고 같은 날씨와 같은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는 걸 늘 생각하고 있다"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과 산책하는 바람의 느낌과 온도가 저를 깨어있게 만들기에 그 감각이 너무 중요하다"고 고백했다.

그에게 편지 쓰기는 곧 '선물을 전하는 것'과 같았다.

최진영은 "메일을 보내면 보낸 메일함에 남아있지만 편지는 '오직 너에게만 보내는 마음을 밀봉해서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라서 나에게 없고 그 사람한테 가버린다"며 "상대방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 상대방에게 날 전하려는 마음이 몇 장의 편지지와 편지봉투에 담겨있어 편지를 쓰는 행위는 메일을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선물 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 앞서 소설가 최진영이 사진촬영하고 있다. 2024.10.22. tide1@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수원 기자 = 22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 앞서 소설가 최진영이 사진촬영하고 있다. 2024.10.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24절기를 다룬 산문은 모두 '사랑'을 주제로 모인다. 사랑에는 많은 감정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최진영은 "사랑에는 미움과 오해, 착각, 질투, 서운함, 외로움, 고통 등 모든 감정이 들어가 있다"며 "사랑은 모든 것을 껴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할 수밖에 없는 게 사랑"이라고 했다. 이어 "24절기 편지를 쓰는 내내 생각했던 건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사랑이라는 감정"이라고 덧붙였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 소식이 자신에게 어떤 사건으로 다가왔는지도 전했다.

최진영은 "한강 선생님의 수상은 정말 충격적으로 아름다운 일"이라며 "온몸에 전율이 일어나서 너무 놀라운 한편 놀라운 충격이 굉장히 오래갔고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모국어로, 원서 그대로 읽을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라고 했다.

최진영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언급하며 "분명히 존재하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어떤 것에 대한 시선에 그 힘을 다시금 이번 수상에서 느꼈다"며 "한국어로 글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어로 된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한국어 쓰는 사람들에게 이번 수상이 엄청난 응원이자 격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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