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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인식 높은 퇴직연금…10년 평균 수익률, 물가상승률 보다 낮아"

등록 2024.11.27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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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개발원, 퇴직연금수익률 관련 혁신포럼 개최

10년 간 평균 수익률 2.07%…공적연금 대비 크게 낮아

안전자산 투자 경향 높아…"디폴트옵션 등 개선해야"

[서울=뉴시스]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퇴직연금과 공적연금 수익률 비교. 2024.11.27. (자료=한국퇴직연금개발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퇴직연금과 공적연금 수익률 비교. 2024.11.27. (자료=한국퇴직연금개발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5.26%로 나타났다. 전년(2022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하긴 했지만, 최근 10년 간 평균 수익률이 2.07%로 2.20%인 물가상승률보다도 낮아 수익률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퇴직연금개발원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퇴직연금 수익률,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제3차 퇴직연금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는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와 퇴직연금 전문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퇴직연금 담당본부장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최근 들어 퇴직연금 수익률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연구원, 보험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금융기관의 각 권역별 연구기관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의사결정 주체인 한국노총과 경총까지 토론에 참여해 의의가 크다.

퇴직연금개발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퇴직연금 수익률은 5.26%였다. 앞서 2022년의 수익률 0.02%에 비해 대폭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최근 5년 수익률은 2.35%, 10년 수익률은 2.07% 수준으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에 비해 크게 낮았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5.85%, 공무원연금은 4.70%, 사학연금은 4.86%, 퇴직연금은 2.81%였다.

퇴직연금개발원은 "퇴직연금이 2005년 도입돼 기존 공적연금에 비해 출발이 늦은 점에 기인한 면도 있겠지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 중 하나로 퇴직금이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하는 점이 꼽힌다.

현재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형 운용비중은 87.2%에 달한다. 제도적으로도 총액의 30%는 반드시 안전자산에 넣어야 한다는 제약이 있고, 수익률 제고를 위해 도입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도 가입자의 87%가 예금 위주의 초저위험등급 상품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퇴직연금은 통상 기업과 퇴직연금사업자인 금융기관 간 계약으로 이뤄지는데, 계약기간이 1년 단위의 단기가 많고 특히 기업이 적립금을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형)의 경우 사업자 교체가 종종 일어나 장기 투자가 어렵다.

운용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도 사용자(DB형), 근로자(DC형·확정기여형)에게 있지만 원금손실에 대한 부담과 제도에 대한 이해부족, 정보부족등 다양한 사유로 적극적인 운용 지시가 미흡한 상황이다.

아울러 퇴직연금은 공적연금과 달리 주택구입 등 사유로 중도인출이 가능하고 이직하면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이체 후 해지하는 경우가 많아 연간 적립금의 4~5% 정도의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2016년 중도인출과 해지를 합한 규모는 11조8000억원이었으나 2022년 기준은 15조6000억원으로 4조가량 늘었다.

이에 자본시장연구원에서는 개인이 운용하는 DC형 적립금을 집합(Pooling)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높이고 전문가에게 자산운용을 맡길 수 있도록 하는 'CDC(Collective DC)'제도 도입과 기금형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경총은 기금형 제도 도입에 대해 계약형과 비교할 때 이해관계자가 더 많고 복잡항고비용구조이며 수탁법인의 도덕적 해이, 책임소재 불분명 등으로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가입자의 DC형 사업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퇴직연금 납입 이전 관련 전산체계의 표준화 등으로 관리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보험연구원에서는 가입자의 의사결정을 위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가입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입·운용·인출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밖에도 디폴트옵션을 사전지정이 없을 경우에도 자동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본래 의미로 개선하거나 초저위험자산 위주의 디폴트옵션 상품 선택 관행 개선을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경선 퇴직연금개발원 회장은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자신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1년 간 한 번도 확인해본 적 없다는 응답자가 28%, 1회~2회 조회해봤다는 응답자가 39%나 됐다"며 "퇴직연금제도 개선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가입자가 적극적, 장기적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때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가입자 교육과 컨설팅을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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