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안희정 상대 3억 손배소 2심 시작…'신체 재감정' 공방

안희정 측 "제대로 된 신체 재감정 필요"

김지은 측 "신체감정에 재판 지연…고통"

1심, 신체감정 2년 소요…4년 만에 결론

[여주=뉴시스] 김종택기자 = 여성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생활을 해 온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4일 오전 경기도 여주교도소에서 3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치고 만기출소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2018년 4월 피감독자 간음 및 강제추행,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기소됐고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아 복역해왔다. 2022.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3년6개월의 형기를 마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피해자 김지은씨의 정신적 피해 정도를 다시 산정하기 위한 신체 재감정을 요청했다.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배용준·견종철·최현종)는 27일 김씨가 안 전 지사와 충청남도를 상대로 낸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신체 재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체감정은 주로 손해배상 사건에서 피해자의 손해를 입증하거나 손해 범위를 파악하기 위해 이뤄진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신체감정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감정결과가 나와 자료를 사실조회로 한 점에 있어서 불만이 있다. 재감정이 필요하다"며 "안 되면 법원 전문심리위원의 감정을 받아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증거서면으로 대체하면 될 것 같다. 신체감정 때문에 (재판이) 오래 걸렸다"며 "기존 감정을 바꿀 상황은 아니라는 게 원심의 판단이다. 이것(재감정) 자체가 원고에게 고통이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재감정은 통상 드물게 진행하고 업무처리상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 것"이라며 "받는다고 다른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다. 재판부에서는 긍정적이지 않다"며 검토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오는 1월22일로 지정하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재판 직후 김씨 측 변호인은 권력형 성폭력이라는 점, 방송 인터뷰로 인해 얼굴이 알려진 점, 측근들의 2차 가해가 있었던 점 등 일반 성폭력 사건보다 손해배상액이 높게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이 사건은 권력관계에 따라서 발생한 것이어서 (손해배상액을) 증액해야 할 사건"이라며 "통상 성폭력 사건의 경우 위자료를 5000만원으로 인정하는데 (1심의 손해배상액이) 너무 낮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2020년 7월 성폭력 피해로 인해 발생한 입원비와 진료비, 위자료 등을 배상하라며 안 전 지사 등을 상대로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소송 제기 4년여 만인 지난 5월 안 전 지사가 김씨에게 8300여만원을 지급하고, 이중 5300만원은 충청남도와 공동으로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 1심은 성폭력과 2차 가해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는 김씨 측 주장에 따라 신체감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감정을 의뢰한 병원들이 줄줄이 거절한 데다가 감정·촉탁 결과 등 결과 송부가 늦어지면서 신체감정에만 2년여가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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