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날 순 없어도 알 수 없는 힘이 돼준 너의 기억이"…전람회 서동욱, 오늘 영면
"특유의 젠틀함과 자상함이 잊히지 않아"
[서울=뉴시스] 전람회 서동욱. (사진 = 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캡처) 2024.12.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990대 풍경을 담은 듀오 '전람회' 출신 서동욱(50)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애쿼티 부대표가 영면에 들어간다.
20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 장례식장에서 서동욱의 발인이 엄수된다. 이후 그는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잠들게 된다.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서동욱이 결성한 전람회는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았다. 김동률이 멜로디를 만들었고 서동욱이 가사를 지었다.
이들은 이듬해 정규 1집을 발표하고 정식 데뷔했다.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두 장의 정규와 EP '졸업'을 내고 1997년 해체했다.
김동률은 음악 활동을 계속했다. 서동욱은 음악에 대한 미련을 접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 앤 컴퍼니를 비롯 뉴욕과 홍콩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세상을 뜨기 전까지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를 맡았다. 김동률 콘서트에 게스트로 나서는 등 두 사람은 우정은 계속됐다.
전람회 대다수 곡의 멜로디는 김동률이 쓰고 불렀고, 그가 상당수 곡의 작사도 했다. 그런데 전람회 팬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서동욱의 작사 실력도 빼어났다. '꿈속에서' 외에 '하늘높이', '향수', '유서', '마중가던 길'의 노랫말은 그가 붙였다.
또한 감성의 농도가 짙은 김동률의 보컬과 달리 서동욱의 목소리는 담담한 향기를 가물가물 기억나게 만들었다. 단독 보컬을 맡았던 2집 수록곡 '마중가던 길', 3집 수록곡 '다짐'에서 그는 조심스럽지만 누구보다 단호한 마음을 노래했다.
서동욱은 무엇보다 자신이 연주한 베이스를 꼭 닮은 사람이었다. 단아함, 솔직함, 스트레이트포워드니스(Straightforwardness·똑바름), 경박스럽지 않고 차분함, 베이직(Basic) 등 그가 언급한 베이스의 매력을 스스로도 갖췄다.
밴드 '언니네 이발관' 출신 이석원은 "대단한 이들 틈에서 일면식도 없던 나를 친절하고도 자상하게 챙기던 동욱 씨. 뜻밖의 부고를 접하고 세월이 오래 흘렀지만 아직도 그 특유의 젠틀함과 자상함이 잊히지 않는다"고 추모했다.
전람회 팬들도 고인을 애도했다. "저의 10대, 20대를 위로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하늘 높이 날아간 그 곳에서 영면하시길. 마왕님과 만나 회포 푸시기를 바랍니다" 등이라고 명복을 빌었다. '마왕' 신해철(1968~2014)은 전람회의 음반 제작자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