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철치료 불만' 치과에 폭발물 방화시도 70대 징역 2년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광주 한 치과병원에 폭발물 방화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A(78)씨가 2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 101호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보철 치료 뒤 몸에 힘이 빠진다는 이유로 자신이 진료받던 치과병원에서 인화물질에 불을 붙인 70대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박재성 부장판사)는 20일 301호 법정에서 현주건조물방화미수·폭발성물건파열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78)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8월22일 오후 1시7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상가 건물 내 3층 치과병원 출입문 안으로 부탄가스 등 인화성 폭발물 더미(휘발유 통·부탄가스 4개)를 밀어 넣은 뒤 라이터로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병원 안에는 폭발과 함께 불길이 일었으나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면서 9분 만에 꺼졌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 내 시민 95명이 긴급 대피했고 14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김씨는 치아에 보철물(크라운)을 씌우는 치료를 받은 뒤 다리에 힘이 빠지는 등 건강 이상이 생겼다 여겨 병원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병원, 한의원 등 4곳에서 별 이상이 없다고 진단을 받고도 치과병원에 보복성 범행을 시도했으나, 불이 일찌감치 꺼지면서 다행히 미수에 그쳤다.

재판부는 "도심 내 대형 상가에 불을 지르려 한 매우 위험한 범죄로서 다수의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해를 야기할 수도 있었다. 실제 해당 건물에는 당시 130명 가량이 건물 내에 있었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상, 피해가 확대할 우려가 있었다. 특히 김씨는 손수 폭발성 물건을 제작한 것으로 보여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가 범행을 인정하며 자수한 점, 미수에 그쳐 다행히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없는 점, 물질적 피해에 대해서는 일부나마 공탁한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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