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유명 틱톡커' 대법 판단 받는다…2심 감형에 검찰 항소

술취한 여성 지인과 성폭행한 혐의

1심 징역 3년6개월…"죄질 좋지 않아"

2심 "특수준강간 무죄, 준강간은 유죄"

[서울=뉴시스]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을 지인과 함께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내 유명 인플루언서가 2심에서 1심보다 적은 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사진=뉴시스DB) 2024.12.23.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을 지인과 함께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내 유명 인플루언서가 2심에서 1심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와 B씨의 항소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11-3부(부장판사 박영주·박재우·김영훈)에 지난 20일 상고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18일 인플루언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함께 기소된 지인 B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 B씨에게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한 바 있는데, 2심에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의 준강간 혐의는 1심과 같이 각각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심신상실과 항거불능 상태 여부와 관련해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성관계 당시 피해자가 술 취해 잠들어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면서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이 합동해 강간한 것은 아니라며 특수준강간 혐의를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당시 피해자가 약과 함께 상당한 양의 술을 함께 마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피해자에게 환청이나 환각 등 부작용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며 "여러 상황을 제한적으로 기억하는 피해자가 추측이나 착오를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각자 성관계를 한 것은 인정하지만 이 사건에서 간음 행위가 연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또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7월께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을 지인과 함께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여성과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범행을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같은 달 21일 A씨 등을 특수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특수준강간이란 2명 이상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한 죄로, 법정 최저형은 징역 7년 이상이다.

한편 A씨는 사회관계망(SNS) 틱톡에서 55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구독자를 확보, 이를 기반으로 다수의 방송에도 출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지난 5월 A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B씨에게는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들이 초범이고 우발적 범행으로 보이나 피해자를 여러 차례 간음해 죄질이 좋지 않고 합동범을 면하기 위해 수사기관에서 거짓 진술하기도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A씨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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