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하나로 쉽게 지워지네"…동덕여대 '래커칠' 복구비 갈등 여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 남여공학 전환을 규탄하는 문구 등이 적혀 있다. 동덕여대는 지난달 29일 기물 파손과 퇴거 불응 등 혐의로 총학생회장 등 21명을 고소했고, 경찰은 그 중 19명의 신원을 특정해 공동재물손괴 혐의 등을 수사하고 있다. 2024.12.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반대하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래커칠의 청소 비용을 두고 학생들과 학교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동덕여대 시위는 지난달 11일 학교 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 중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일부 학생들은 학교 건물 점거와 외벽, 보도에 래커칠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동덕여대 측은 이번 시위로 인해 최대 5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동덕여대 측은 시위 피해에 대해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지난달 29일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10여명을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이에 학생들은 시위 원인 자체를 학교 측이 제공했다며 학교 측이 추정한 피해 복구 비용 역시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시스]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반대하는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래커칠의 청소 비용을 두고 학생들과 학교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사진=X)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가운데 지난 14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한 청소업체가 동덕여대를 뒤덮은 래커칠 제거 시범 작업을 해본 영상이 공유되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영상에서 업체는 래커칠 부분에 약품을 바른 뒤 스펀지 등으로 닦아내는 방식으로 낙서를 제거했다. 제거 작업을 2차까지 진행하니 90%는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는 게 해당 업체 측의 주장이다.
이에 동덕여대 학생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누리꾼들 사이에선 '학교가 추정한 청소 경비는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학생들은 "약품 하나로 이렇게 쉽고 빠르게 지울 수 있는 걸 학교가 20억~50억원이라는 금액을 거론하며 갈등을 더 키웠다. 학교에 크게 실망한 상태" "최소한의 청소업체 견적서도 없이 올린 학교의 근거 없는 청소 경비는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학교 측이 바뀐 게 없다는 게 속이 터진다. 학생 편이었던 적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래커칠 제거가 어렵지 않다는 시연일 뿐 제거 비용은 다른 문제라는 입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덕여대의 구체적인 복구 및 청소 경비는 내달 중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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