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내리막' 현대제철…美 제철소로 돌파구 마련할까
수조원 투자…내년 초 부지 확정·착공
현대·기아차 車 강판 현지 공급…수익구조 안정화
자금조달 관건…단독 부담 가능성 낮을듯
[서울=뉴시스]현대차그룹이 작년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준공한 친환경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사진=현대차그룹 미국법인) 2025.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현재 루이지애나·텍사스·조지아 등 복수의 주 정부를 대상으로 투자 조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액은 수조원이며 내년 초 부지를 확정해 착공하고 2029년께 제철소를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쇳물 생산 방식은 전기로를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전기로는 탄소 배출량이 낮지만 높은 전기료가 단점으로 꼽히는데, 미국은 산업용 에너지 가격이 한국보다 낮아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연간 생산량은 아직 확정된 바 없으나 투자 액수를 고려할 때 최소 수백만t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곳에서 생산한 자동차용 강판은 인근 조지아주 현대차·기아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인근에 ▲조지아주 기아차 공장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에는 친환경 전기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건설 중에 있다.
이러한 계획은 현대제철에 새로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업계는 건설업황 위축과 함께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시장 유입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연간 영업이익이 ▲2022년 1조6165억원 ▲2023년 798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000억원대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용 강판은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창출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시장 규모 역시 범용 제품에 뒤지지 않아 철강사 입장에서는 '효자 제품'으로도 꼽힌다. 특히 현대제철은 현대차가 사용하는 자동차용 강판의 약 60~70%를 공급하고 있어 든든한 고객사도 확보돼있는 셈이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최종 가공 설비인 '스틸서비스센터(SSC')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해외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연간 120만여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어 현지 제철소 건설을 통해 관세 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투자금이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자금 조달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제철은 차입금이 약 10조원(순차입금 약 8조원) 수준으로 연간 이자 비용으로 약 4000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감안했을 때 현대제철이 단독으로 투자금을 부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계열사들의 합작법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HD현대오일뱅크 등의 지분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하고 있으며 세밀한 검토를 해 나갈 예정"이라며 "금액 및 시기, 생산 방식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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