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닉, 'HBM4' 개발 더 빨라지면…삼성전자는?
SK하닉, HBM4 개발 가속화…선점 여부 주목
젠슨 황, 삼성전자 설계 문제 언급
"삼성전자 개발 역량 쏟아야" 지적도
[라스베이거스=뉴시스]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한 최태원 SK 회장이 SK 전시 부스내 마련된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질의 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2025.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SK하이닉스의 HBM4 개발 시기가 예상보다 앞당겨지면 직전 세대 제품인 'HBM3E'와 마찬가지로 HBM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갈 길이 더 바빠지는 모양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 중인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를 만났다"며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를 조금 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가 요구한 최신 HBM 개발 속도보다 더 빠르게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속도가 빠른 제품은 다름 아니라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양산 예정인 'HBM4'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젠슨 황 CEO로부터 HBM4 출시 속도를 6개월 앞당겨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 같이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 직전 세대 HBM3E처럼 HBM4 공급도 선점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인 '루빈'의 출시 시기를 내년에서 올해 3분기로 6개월 앞당길 전망인데 이에 따라 HBM4 양산도 빠를수록 유리하다. 루빈은 HBM4 8개를 탑재해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 수익성이 큰 만큼 물량 선점도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TSMC와 'AI 삼각동맹'을 형성해 루빈 출시 시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HBM4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HBM3E 공급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던 만큼 HBM4에서는 반드시 앞선 성과를 내야 한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빨라지며 삼성전자도 개발 역량을 더 키워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젠슨 황 CEO가 최근 CES 2025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HBM3E에 대해 "새로운 디자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HBM4도 개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젠슨 황 CEO의 이 발언은 삼성전자 HBM 설계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HBM4가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 지연을 피하려면 이 역시 설계 문제를 철저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한 세대 앞서 HBM4에 '1c 공정' 기술을 활용하는 등 성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1c는 극미세화된 D램 공정 기술로 반도체 동작 속도와 전력 효율을 더 끌어올린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자칫 적기에 HBM4 양산을 하지 못하면 HBM 경쟁에서 크게 밀릴 수 있다"며 "양산을 앞당기면서 수율(양품비율)과 공정 안정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4' 행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12단 'HBM3E'에 친필 사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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