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로 얼굴 '퍽'…입원한 父 호소에 CCTV 봤더니(영상)

[서울=뉴시스]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20대 보호사가 70대 환자를 폭행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는 "제압하기 위해서 무릎으로 눌렀을 뿐.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한 반면, 피해자 측은 "당뇨 환자가 빵을 먹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사진=JTBC '사건반장')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서 20대 보호사가 70대 환자를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9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해 11월 목포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다뤄졌다.

제보자인 아들에 따르면 아버지 A씨는 조울증과 치매, 당뇨를 앓고 있다. 해당 병원에서 8년간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다가 최근 폐쇄 병동으로 옮겨졌다. 외부와의 연락은 공중전화를 통해서만 가능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아버지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아무 말 없이 계속 끊기는 상황이 반복됐다. 아들은 "좀 이상했지만 워낙 오래 있었던 병원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다 겨우 통화에 성공한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A씨는 "발로 가슴을 차서 사흘이 지났는데 아파 죽겠다. (난) 잘못이 없다. 주먹으로 얼굴 때리고 목 조르고 가슴이 지금도 많이 아프다"며 "팔하고 발을 묶어서 감옥에다 넣었다. 빵 조금 먹었다고 폭행당했다"고 토로했다.

병원 복도 CCTV에는 보호사 B씨가 병실에 들어간 뒤 소란이 일어난 듯 근처에 있던 환자들이 해당 병실로 우르르 몰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B씨는 A씨를 복도로 끌고 나와 집중 관리실에서 약 1시간 동안 결박했다.

또 CCTV에는 베개로 A씨를 내리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폭행으로 A씨는 갈비뼈 통증을 호소했으나 병원에서는 이를 진단해 주지 않은 것도 모자라 A씨가 전화할 수 없게 공중전화 카드도 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사건 발생 후 엿새가 지나고 나서야 가족에게 폭행 사실을 알릴 수 있었다.

아들은 병원 측이 폭행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B씨가 A씨를 폭행한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고, 징계위원회까지 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B씨는 A씨가 가족에게 폭행 사실을 알리기 전인 지난달 2일 사직서를 쓰고 퇴사했다. 다만 징계로 퇴사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병원 측이 A씨의 갈비뼈가 골절된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갈비뼈 7·8·9번을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아들은 아버지의 상태를 제때 알리지 않은 병원 측에 대해 의료법 위반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병원 측은 노인 전문 보호기관에 해당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기관은 목격자 증언을 받고 폭행 정황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아들에게 전했다고.

병원 원장은 "가해자에 대해선 옹호할 마음이 없다"며 "환자 주치의로서 조그마한 사건이라도 보호자들에게 다 말씀드리는 게 원칙인데 그 부분을 인지 못 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B씨는 경위서에 "제압하기 위해서 무릎으로 눌렀을 뿐이다. 잘못한 게 없으니 반성할 필요도, 사과할 필요도 없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아들은 "현재까지 B씨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B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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