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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이르면 2년 내 현실된다

등록 2021.04.11 07:59:21수정 2021.04.11 0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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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속 움직임 그대로를 가상에서 구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 개발

"제작비용 낮춰 2~3년 내 조기 상용화에 주력"

[서울=뉴시스] 체험자가 전방향 이동 가능한 트레드밀 위를 걷고 있다. (사진 자료=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서울=뉴시스] 체험자가 전방향 이동 가능한 트레드밀 위를 걷고 있다. (사진 자료=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혼합현실(XR)의 미래를 그린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의 세상이 이르면 2023년 실현될 전망이다.

혼합현실이란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이 접목돼 현실의 물리적 객체와 가상 객체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SF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주인공이 제한된 실제 공간에서 고글과 헤드셋, 글러브 등으로 구성된 '햅틱슈트(Haptic-suit)'를 착용하고 트레드밀(Treadmill)을 걸으며 3차원 가상세계 '오아시스(OASIS)'를 자유롭게 탐험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가상공간 속에서도 현실 속 움직임 그대로 행동하면서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혼합현실 체험 플랫폼'을 개발했다.

체험자는 가로 5m, 세로 5m 크기의 세트장 안에서 공압(空壓)을 이용해 압력과 진동을 상체에 전달해주는 '햅틱슈트'를 입고 몸을 와이어 장비에 연결한 다음, 가상현실 속으로 접속하게 된다.

현재 개발된 콘텐츠에서는 체험자가 원하는 대로 현실과 가상 간 몇 가지 물리적 상호작용을 수행할 수 있다. 일례로, 실제 컵을 들어 가상에서 물을 마신 후 컵을 깨뜨리거나 게임 속 동물을 쓰다듬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그 때의 촉감과 역감(力感)이 햅틱글러브를 통해 다시 손에 전달돼 현실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손뿐만 아니라 두 발로 걷는 것 역시 구현됐다. 트레드밀 위를 자연스럽게 걸어가면, 가상의 긴 외나무다리를 통과할 수 있으며 코스를 다 걷고 난 후에는 원위치로 복귀하게 된다.트레밀이란 넓은 벨트로 된 바닥을 모터로 회전시키고, 그 위를 걷거나 뛰도록 만든 운동 장치를 말한다.

생기원 휴먼융합연구부문 권오흥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체험 플랫폼은 크게 터치센서, 햅틱슈트, 트레드밀, 와이어와 관련된 4가지 핵심 요소기술들로 구성돼 있다.

'터치센서'는 물체와 접촉했을 때의 위치와 압력 정보를 약 90%의 정확도로 동시 측정해주며, '햅틱슈트'는 가상환경 내의 아바타와 사물 간 접촉을 인지해 가상의 감각을 몸에 전달해줌으로써 현실감과 몰입감을 극대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서울=뉴시스] 체험자가 보고 있는 가상현실의 모습. (사진 자료=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서울=뉴시스] 체험자가 보고 있는 가상현실의 모습. (사진 자료=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트레드밀 기반의 전 방향 이동 기술'은 초당 1m의 속도로 앞을 향해 걸어가면서 사용자의 회전동작에 따라 수평이동까지 가능해 걸어갈 수 있는 가상공간을 무한대로 확장시켜준다.슈트와 연결된 '와이어' 기술은 1m 이상 상승할 수 있어 체험자가 무중력 또는 자유낙하 상태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각의 기술들은 6년의 기간 동안 모두 생기원에서 독자 개발한 R&D 성과로서, 권 박사 연구팀이 최종적으로 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동해 체험형 시뮬레이터를 완성해냈다.개발된 시스템은 개인의 혼합현실 체험을 위해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된 고도의 통합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기존 VR기기는 놀이기구 타듯 수동적인 체험만 가능해서 멀미가 심했던 반면, 개발된 플랫폼의 경우 체험자가 가상환경 내에서 원하는 대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멀미 극복에 매우 효과적이다.차량 운전자가 차의 진행방향을 미리 알아 멀미를 느끼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다.

향후 실감콘텐츠만 확보되면 각종 훈련 또는 재활치료 목적의 시뮬레이터로도 이용 가능하며, 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게임 디바이스 또는 영상 촬영용 XR스튜디오 등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권오흥 박사는 "가상과 현실이 융합되는 '메타버스(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의 태동을 알리는 기술"이라며 “체험 플랫폼의 크기를 줄이고 제작비용도 낮춰 2~3년 내에 조기 상용화될 수 있도록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기술개발은 기관 주요사업인 '생산기술 산업원천 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진행됐으며, 현재 관련 논문 4편이 발행되고 특허 3건이 등록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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