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전쟁 장기화에 서방 무기 고갈…나토, 우크라에 옛 소련 무기 지원 검토

등록 2022.12.01 12:06:07수정 2022.12.01 14:48: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방 지원 350대 포병 무기 중 30% 못 써…파괴 혹은 수리 중

美블링컨 "우크라 지원 모든 옵션 검토…소련산 탄약 재고 확인"

155㎜ 나토 표준탄도 고갈…체코 등 소련무기 생산 라인 재정비

[부쿠레슈티(루마니아)=AP/뉴시스]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29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러시아가 탄약이 부족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러시아는 그래서 이란에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2022.11.29

[부쿠레슈티(루마니아)=AP/뉴시스]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이 29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러시아가 탄약이 부족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러시아는 그래서 이란에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2022.11.29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의 군사 지원에 옛 소련 무기체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30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나토 외무장관 회의 참석 차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옛 소련 무기체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것과 그들에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선 회원국 사이에서 수십 년 간 재고로 남아 있는 소련산 탄약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한동안 생산을 멈췄던 (옛 소련) 무기들을 재생산해야 할 수도 있다"며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M777 155㎜ 견인 곡사포 142문을 제공했다. 독일은 PzH-2000 자주포 18문을, 프랑스는 차륜형 자주포 세자르(CAESAR SPH) 12문을 각각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AP/뉴시스]지난 6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M777견인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2.06.15. *재판매 및 DB 금지

[도네츠크=AP/뉴시스]지난 6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M777견인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2.06.15.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이 9개월 이상 장기화 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지원한 공격 무기도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M777 155㎜ 견인 곡사포를 비롯해 서방이 제공한 포병 무기의 경우 포신이 고장 나거나 포탄이 고갈돼 전장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약 350개의 포병 무기 가운데 3분의 1은 러시아와의 전투 중에 파괴됐거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포신 교체 등의 사유로 전장에
[부카레스트=AP/뉴시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2.11.30.

[부카레스트=AP/뉴시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22.11.30.

서 배제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에 옛 소련 무기를 다수 보유한 우크라이나 군의 특성을 활용해 나토 회원국이 보유한 소련 무기체계를 지원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 서방 무기는 나토 표준 규격탄을 사용하는 반면 소련 무기체계는 규격이 달라 상호 호환이 안되는 점을 극복하자는 것이다.

나토 표준탄은 포의 종류에 따라 크게 105㎜ 포탄과 155㎜ 포탄 2가지로 나뉜다. 미국이 제공한 M777 견인 곡사포도 155㎜ 포탄을 사용한다. 프랑스가 제공한 차륜형 곡사포 세자르(CAESAR SPH)도 155㎜ 포탄을 쓰며, 영국·독일·이탈리아가 공동개발해 제공한 곡사포 FH-70도 155㎜ 포탄을 쓴다.
[도네츠크=AP/뉴시스]우크라이나 군이 동부 돈바스 전투에서 사용 중인 미국 제공의 견인 곡사포 M777의 155㎜ 포탄 모습. 2022.06.18.

[도네츠크=AP/뉴시스]우크라이나 군이 동부 돈바스 전투에서 사용 중인 미국 제공의 견인 곡사포 M777의 155㎜ 포탄 모습. 2022.06.18.

반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부 동유럽 국가 등 옛 소련 무기체계에 기반을 두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122㎜와 152㎜ 포탄을 주로 사용한다. 체코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던 122㎜ 다연장로켓(MLRS) RM-70 '뱀파이어'가 대표적이다. 러시아 군의 주력 다연장로켓탄 규격도 122㎜다.

옛 소련이 나토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했다가 지금은 사라진 바르샤바조약기구 국가들은 나토탄과 다른 122㎜와 152㎜ 포탄 규격을 따른다.

NYT에 따르면 현재 나토 회원국인 체코·슬로바키아·불가리아 등 일부 동유럽 국가에서는 가동을 멈췄던 소련 무기체계 생산 라인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포탄을 비롯해 S-300 지대공미사일, T-72 전차와 옛 소련 무기 생산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