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사회

광산김씨 예안파 보물 490점, 국학진흥원으로…기탁자료 40만점↑

등록 2014.10.10 17:31:08수정 2016.12.28 13:29:4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노씨 분재기

【서울=뉴시스】노씨 분재기

【서울=뉴시스】김태은 기자 =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가 약 600년에 걸쳐 보존해오던 고서·고문서 등 약 5000여 점에 이르는 소장자료를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한다. 광산김씨 예안파는 농수(聾叟) 김효로(1454~1534)가 예안현 오천(현 안동시 와룡면 군자리)에 입향해 자리 잡은 이래 수많은 문인, 학자, 정치가를 배출한 문중이다.

 특히 김효로의 손자대에 와서 후조당(後彫堂) 김부필, 읍청정(挹淸亭) 김부의, 산남(山南) 김부인, 양정당(養正堂) 김부신, 설월당(雪月堂) 김부륜, 일휴당(日休堂) 금응협, 면진재(勉進齋) 금응훈 등 형제 종반이 뛰어난 학덕과 인품으로 7군자로 일컬어지면서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군자리라는 이름을 얻으며 유서 깊은 명가의 전통을 본격적으로 열어갔다.

 소장하고 있는 5000여 점의 유물 가운데 국가지정 보물이 20종 490점에 이른다.

 양간공(良簡公) 김련(1215∼1291)의 준호구는 오늘날 ‘가족관계부’에 해당하는 문서다. 고려시대인 1261년에 만들어진 장적(帳籍), 즉 일종의 호구대장에 의거해 1301년에 관이 발급한 준호구를 전사(傳寫)한 문서다. 고려시대 호적은 주로 족보에 수록돼 있는 반면, 이 호적은 원문서 형태로 남아 있어 고려시대 호적의 기본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1492년에 작성된 노씨 분재기는 김회 사후 미망인 노씨 부인이 자녀들에게 재산을 나눠준 분재기로, 부인의 도장이 찍혀 있으며 광산김씨 예안파 입향조인 김효로 등 4남매가 분재를 받았다. 재주가 양반 남자일 경우 서명을 하지만 부인의 경우 도장을 찍어 이 문서에 법적 효력을 부여했다. 조선 전기 부인의 재산처분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재기다.

【서울=뉴시스】입안

【서울=뉴시스】입안

 예조입안(禮曺立案)은 1480년에 발급된 김효지의 처 황씨가 조카인 김회의 둘째 아들인 김효로를 김효지의 뒤를 이을 계후자로 입양하고 이 사실을 예조에서 공증받은 문서다. 조카 항렬이 아닌 손자 항렬에서 후사를 이을 양자로 삼아 논란이 됐다. 이러한 논란은 조선시대 계후자를 세우는 데 항렬과 대수를 따지게 되는 계기가 됐으며 ‘경국대전’에 존속과 형제나 손자의 항렬에 있는 자는 계후하지 못한다는 조항이 만들어졌다.

 정동계회첩은 1547년 김부필, 김부의가 참여한 계회 기록과 1591년 근시재(近始齋) 김해가 참여한 계모임 기록을 후대에 첩을 해 둔 것이다. 동성동본간 화수회 기록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계회첩이다.

 퇴계(退溪)선생 유묵은 8장 17면으로 된 유묵첩으로, 퇴계 이황이 직접 손으로 쓴 김효로의 묘비명이다.

 기탁에 따른 소장자료 인수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기탁의식은 13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600년간 종가에서 간직해 온 자료가 새로운 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사당의 조상에게 고하는 고유에 이어 광산김씨 예안파 종손(김석중)과 한국국학진흥원장(이용두) 인수인계 선언과 인사말 등의 인수의식으로 이뤄진다.

【서울=뉴시스】후조당

【서울=뉴시스】후조당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이 자리잡고 있는 안동을 포함한 경북북부는 조선시대 유학의 중심지이자 전형적인 유교공동체를 중심으로 영위된 삶의 흔적이 가장 완전한 형태로 보존돼 있는 곳이다. 퇴계학파의 근거지로 혈연과 혼맥 그리고 학맥의 중첩적인 관계 속에서 자족적 유교공동체를 통해 유교문화를 체현하는 과정에서 유학적 전통문화와 고서, 고문서, 목판 등 관련 기록유산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이러한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주목해 한국국학진흥원은 설립 직후인 2001년부터 민간에 소장돼 있는 공적 기탁을 통한 국학자료의 수집과 보존 연구에 주력해 왔다. 소유권은 그대로 원 소장자에게 유지한 채 기탁받아 이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연구하는 일을 한국국학진흥원이 맡는 방식이다.

 매년 3만 점 전후에 이르는 전통기록 유산들이 기탁됐고 이번 광산김씨 예안파 종가 소장자료가 기탁됨으로써 12년만에 815개 문중으로부터 40만5000 점에 이르는 국학자료를 기탁받기에 이르렀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

구독
구독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