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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국립극단, 김우진 희곡 '이영녀' 첫 무대화

등록 2015.05.08 18:40:43수정 2016.12.28 14: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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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연극 '이영녀'

국립극단 연극 '이영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근현대희곡의 재발견' 무대를 통해 극작가 김우진(1897~1926)의 명작 '이영녀'를 국내 처음으로 무대에 올린다.

 1925년 발표된 작품이다. 김우진이 자신이 살던 목포 유달산 밑의 사창가를 배경으로 빈민들의 처참한 생활상을 그렸다.

 당대 문학의 가장 큰 화두였던 빈곤을 소재로 하면서도 여성의 주체적 삶을 다뤘다. 자연주의, 사실주의 양식을 수용하면서도 시대적인 사회문제도 정면으로 돌파한다.

 평범한 여자로서 남편과 세 아이까지 둔 이영녀가 주인공. 남편이 가출해 살길이 막막해지자 생계유지를 위해서 안숙이네 집에서 창녀로 나선다. 그러나 매매춘으로 감옥에 갇히고 교화프로그램의 일종으로 동네 유지인 강참판의 집에서 기거하며 그가 소유한 공장에서 공장노동자로 일한다.

 하지만 공장 관리인의 착취와 강참판의 성적 희롱을 못 참고 반발하고 비판하다 쫒겨난다. 남편마저 외딴 섬 감옥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야성적인 동거남 유서방과 혼인하지만, 그의 강압적인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급격히 쇠약해지고 결국 영양실조까지 겹쳐 앓아눕게 된다.  

 이영녀는 밑바닥 사회마저 가부장적 가치에 지배를 받는 가운데 성의 권리와 인권에 대한 용감한 주장을 몸으로 실천한다. 희미하게나마 여성해방을 향한 운동의 싹을 발견할 수 있는 셈이다.  

 국립극단은 "주인공의 삶을 통해 당대 여성들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면서도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자각이라는 주제를 사실주의적 방법으로 다룬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주의 장막극"이라면서 "길이 남을 명작이지만 희곡이 쓰인 후 세기를 넘기도록 정식으로 공연된 적이 없다"고 했다.  

 연출을 맡은 극단 풍경의 박정희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번 공연은 내레이터가 등장해 등장인물을 설명하는 극중극 형식으로 진행한다. 맛깔나는 목포 사투리가 더해진다. 12~31일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남미정, 김정호, 문경희, 김정은. 무대 이태섭, 조명 김창기, 음악 장영규·김선. 1만~3만원. 국립극단. 1688-596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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